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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키맨]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구원투수 주목, 2나노 기술력으로 위기 탈출 이끌까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 2024-12-09 15: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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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주요 기업들이 변화와 쇄신에 방점을 둔 연말 인사를 실시했다. 경제 성장 부진과 글로벌 정세 불안에 대응하고 새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오너와 이사회 의지가 반영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각 기업별로 위기 돌파에 특명을 안게 된 ‘키맨’의 등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중장기 목표 수립과 실행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서 촉발된 탄핵 정국 속에서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올해 실시한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맨의 주요 역할과 과제를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롯데그룹 신유열 시대 성큼, 롯데지주 이동우·노준형 위기극복 해법 낸다
②삼성전자 한진만 파운드리 구원투수 주목, 2나노 기술력으로 위기 탈출 이끈다
③LG전자 가전구독 모델 정착 1등 공신 김영락, 100조 시장 공략 본격화한다
④KB금융 비은행 첨병에서 은행 경쟁력 강화 수장으로, 이환주 ‘리딩뱅크’ 탈환 노린다
⑤화학업계 물갈이 비껴간 LG화학 신학철, 사업구조 개편에 주마가편
⑥뜨거울 2025년 정비사업 시장, ‘주택전문가’ 이한우 현대건설 1위 수성에 무거운 어깨
⑦40년 `철강 외길` 철강 전문가 포스코 이시우, 업계 불황 속 수익성 회복 해결 중책
⑧우리은행장 정진완 계파 내홍 해결 부담, 고강도 당국 압박 후폭풍 해결할 묘수는
⑨삼성SDS 호실적에도 변화 선택, 새 선장 이준희 AI 시대 맞아 신사업 이끈다
⑩넷게임즈부터 11년째 대표 지낸 넥슨게임즈 박용현, 넥슨그룹 신작 라인업 주도
⑪TSMC 웨이저자 회장 체제로 세대교체 성공적, 2나노 AI반도체로 파운드리 1위 굳힌다‘원점’ 

[재계 키맨]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구원투수 주목, 2나노 기술력으로 위기 탈출 이끌까
▲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신임 사장이 위기 극복을 위해 2나노 기술 개발과 고객사 네트워크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TSMC와 시장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지며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새로 선임된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이 위기 탈출 구원투수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 사장은 반도체 기술 전문성과 해외 고객사 네트워크 역량을 갖춰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설, 남석우 사장을 배치했다. 기술 전문성을 갖춘 2인의 사장을 전면에 배치 2나노 공정 기술에 반전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9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9.3%로 TSMC(64.9%)와 격차가 55.6%포인트 차이까지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 설립 후 최초로 매출 점유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

한 사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부족한 ‘고객 중심’과 ‘기술력’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할 역량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한 사장은 D램과 플래시 메모리 설계팀을 거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개발팀장, 전략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해 반도체 기술에 전문성을 가졌다. 또 미국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A총괄 부사장으로 일하며 북미 고객사 대응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재계 키맨]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구원투수 주목, 2나노 기술력으로 위기 탈출 이끌까
▲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는 한 사장 임명과 관련해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이 풍부해 공정기술 혁신과 더불어 고객사들과 네트워크 강화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고객사 대응 능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부족한 점으로 지적돼 왔다.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 경우 회사가 제작해 고객에 파는 방식의 사업구조이기 때문에, 고객사 제품을 위탁해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관측이다.

조안 챠오 트랜드포스 파운드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 산업은 완전히 다르다”며 “삼성전자는 경험을 쌓아 고객 요구를 맞춰야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사장은 최근 미국에서 고객사와 만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디자인솔루션파트너 커넥트’ 행사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설계와 공정을 돕는 디자인하우스 기업들과 고객사들을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장은 TSMC에 뒤쳐진 기술력 문제 해결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연말 인사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부에 CTO 보직을 신설하며 남석우 사장을 배치했다. 남 사장은 반도체 공정 기술개발 전문가로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DS부문 제조&기술 담당 등을 거쳤다.

한 사장은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단기간에 메이저 파운드리 업체를 따라잡을 수는 없겠지만, 자신 있게 우리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 경쟁력을 찾아가자”고 했다.

그는 특히 2나노 공정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3나노 공정에서는 TSMC에 주요 고객사를 대부분 빼앗기며 사실상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재계 키맨]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구원투수 주목, 2나노 기술력으로 위기 탈출 이끌까
▲  TSMC의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모습. < TSMC >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3나노 공정기술에서 낮은 수율(정품비율)로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었다. 머니DJ, 안드로이드폴리스 등 여러 외신은 정보유출자(팁스터)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3나노 파운드리 수율이 50~60%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TSMC 3나노 수율은 90%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장은 수율 등 기술적 문제 해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공정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소비전력·성능·면적(PPA) 향상을 위해 모든 노브(knob·혹)를 샅샅이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빠른 기술 추격이 필요해 보인다. 내년 대량 양산 체계를 갖출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2나노 수율은 현재 10~20%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최근 2나노 수율이 60%를 넘었으며, 내년 2나노 반도체 양산에 돌입한다고 앞서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내년 획기적 성장을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기술력 극복은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는 만큼 점유율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
 
[재계 키맨]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구원투수 주목, 2나노 기술력으로 위기 탈출 이끌까
▲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2나노 기술 개발로 위기 극복을 할 수 있을까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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