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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헬스케어 출범 2년 만에 사업 철수 움직임, 그룹 비상경영 첫 타깃 되나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4-11-22 15: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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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그룹이 롯데헬스케어 출범 2년 만에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롯데헬스케어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을뿐 아니라 롯데그룹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과 맞물려 비효율 사업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헬스케어 출범 2년 만에 사업 철수 움직임, 그룹 비상경영 첫 타깃 되나
▲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의 헬스케어 플랫폼인 캐즐이 상품 판매를 종료하면서 롯데그룹이 헬스케어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사진은 캐즐 애플리케이션에서 상품 판매 종료를 알리는 공지 화면. <캐즐 앱 갈무리>

롯데헬스케어가 사업을 정리하면 롯데그룹이 펼친 신사업 가운데 첫 철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의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이 커머스 사업을 중단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롯데헬스케어는 2022년 롯데그룹이 700억 원을 투입해 설립한 헬스케어 전문 계열사다.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과 유전자 검사 키트 ‘프롬진’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며 헬스케어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려 했다. 

캐즐은 인공지능 기반으로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이 플랫폼을 회사의 핵심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여왔으나 최근 건강기능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아직까지 사업 철수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롯데헬스케어 소속 직원들이 하나둘씩 이직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 롯데그룹 안팎 관계자들의 얘기다.

캐즐을 출시하면서 기대했던 시장 반응을 끌어내지 못하면서 사업을 축소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헬스케어는 올해 말까지 캐즐에서 1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상반기까지 20만 명을 확보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적 부진도 아픈 대목 가운데 하나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 8억 원, 영업손실 229억 원을 봤다. 신규 사업 초기의 투자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손실 폭이 커 그룹 내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경쟁력을 좀처럼 입증하지 못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비상경영 체제를 밟고 있다는 점에서 롯데헬스케어 사업을 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월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만나 “부진한 사업은 매각하고 바이오테크놀로지·메타버스·수소에너지와 2차전지 소재를 4개 신성장 영역으로 추진하겠다”면서 “몇 년을 해도 잘 안 되는 사업은 다른 회사가 하는 것이 직원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헬스케어 출범 2년 만에 사업 철수 움직임, 그룹 비상경영 첫 타깃 되나
▲ 롯데헬스케어(사진)가 출범한 지 2년 만에 철수 위기를 맞고 있다.

신 회장의 발언 이후 롯데그룹은 올해 초부터 주력 계열사의 실적 악화와 경기 둔화 속에서 비효율적인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이러한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움직임 속에서 첫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부문과 화학부문도 자산유동화나 해외공장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롯데헬스케어가 사업을 접는다면 실제 사업을 철수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헬스케어의 철수 여부는 그룹의 신사업 전략 조정에서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철수가 확정되면 롯데그룹이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재편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비슷한 시기 출범한 신사업 계열사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해 존재감이 옅다는 평가도 받는다. 

롯데그룹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는 쪽으로 명확한 성장 전략을 잡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투자도 받고 있다. 현재 인천 송도에 약 4조6천억 원을 투자해 총 36만 리터 규모의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상태다.

더구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그룹 후계자인 신유열 전무가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롯데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헬스케어 사업의 효율화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사업 철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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