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미디어텍이 신형 3나노 프로세서 가격을 퀄컵 스냅드래곤 신제품 대비 낮게 책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텍 모바일 프로세서.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미디어텍이 퀄컴 ‘스냅드래곤’ 신제품과 같은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하지만 가격은 낮은 3나노 모바일 프로세서(AP)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최근 미디어텍이 만든 프로세서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자체 ‘엑시노스’ 대신 미디어텍 제품 활용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일 부품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미디어텍 디멘시티9400 단가는 퀄컴 4세대 스냅드래곤8과 비교해 약 20% 저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디어텍 디멘시티9400과 퀄컴 신형 스냅드래곤8은 모두 TSMC 최신 미세공정인 3나노 기술을 활용해 생산되는 고성능 프로세서다. 이른 시일에 정식 출시가 예상된다.
특히 퀄컴 새 프로세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가 확실시된다.
퀄컴은 고성능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장기간 대체 불가능한 기업으로 자리잡아 왔다. 아이폰용 프로세서를 직접 개발하는 애플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제조사가 퀄컴에 의존한다.
그러나 최근 수 년 동안 대만 미디어텍의 프로세서 설계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며 퀄컴과 기술력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디멘시티9400은 미디어텍이 마침내 퀄컴과 대등한 기업으로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판가름할 중요한 시험대로 꼽힌다.
미디어텍이 TSMC와 새 프로세서 개발 초기부터 긴밀하게 협업해 3나노 첨단 미세공정에 반도체 설계를 최적화했고 성능도 대폭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더구나 미디어텍 프로세서 가격이 퀄컴 신제품보다 약 20% 낮게 책정된다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제조사들이 신형 스마트폰 탑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고려할 공산이 크다.
디지타임스는 “미디어텍은 그동안 고사양 프로세서 가격을 낮춰 내놓은 사례가 드물었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과를 볼 여지가 있다고 바라봤다.
퀄컴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25 시리즈를 비롯한 차기 고사양 스마트폰에 미디어텍 프로세서를 탑재할 지 여부도 시장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IT전문지 노트북체크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5에 디멘시티9400을 탑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퀄컴의 고사양 프로세서 시장 지배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에 대부분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를 적용했고 일부 모델에는 자체 개발하고 생산한 엑시노스 제품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를 비롯한 제조 기술 경쟁력이 TSMC 대비 낮아지며 갤럭시S25 시리즈에 엑시노스 시리즈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만약 모든 제품에 퀄컴 프로세서를 탑재한다면 스마트폰 원가 부담은 매우 커질 수 있다. 퀄컴 신형 프로세서 가격이 이전작 대비 약 20%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태블릿 갤럭시탭S10에 디멘시티9300+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갤럭시탭S9에는 퀄컴 제품을 탑재했으나 미디어텍으로 협력사를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고사양 제품에 미디어텍 프로세서 탑재 확대를 앞으로도 적극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삼성전자가 일부 모델에 미디어텍 프로세서를 채용해 원가 부담을 낮춘다면 엑시노스 탑재 비중 축소에 따른 원가 상승을 일부 방어할 수 있다.
그러나 미디어텍 프로세서가 아직 프리미엄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만큼 갤럭시S25 시리즈부터 본격적으로 탑재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디지타임스는 디멘시티9400 프로세서가 주로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