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트럭 경쟁 전기픽업트럭에 '재앙' 되나, 가격이 관건

▲ 테슬라 사이버트럭 양산 시점이 가까워지며 가격이 소비자들의 반응에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이버트럭 홍보용 이미지. <테슬라>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야심작으로 준비한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생산을 시작하며 정식 출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버트럭 양산 시기가 이미 테슬라의 당초 약속보다 크게 미뤄진 데다 출시 가격도 처음 언급되었던 수준과 비교해 대폭 높아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17일 자동차 전문지 오토에볼루션에 따르면 테슬라 사이버트럭 출시가 여러 전기차 제조사들에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이버트럭의 세부 사양과 예상 가격, 테슬라 브랜드 가치와 디자인 등 요소가 모두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기 픽업트럭보다 우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9년 처음 예약판매를 시작한 사이버트럭은 당초 2021년부터 대량 생산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동안 부품 공급망 차질 등 다양한 이유로 목표한 양산 시기가 여러 차례 미뤄져 왔고 최근에는 테슬라가 대량생산 시점을 2024년까지 늦춰 내놓았다.

하지만 테슬라는 현지시각으로 15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첫 사이버트럭을 생산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사이버트럭의 생산이 앞으로도 계속해 늦춰질 수 있다는 회의론이 시장에서 고개를 들자 공식 생산 발표를 통해 출시가 임박했다는 점을 알린 것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이른 시일에 진행될 2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사이버트럭 양산 및 출시 시기와 관련해 더 자세한 정보를 내놓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전부터 출시가 계속해 미뤄지면서 사이버트럭을 향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져 온 만큼 이를 충족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토에볼루션은 특히 가격 측면에서 사이버트럭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사이버트럭의 판매 가격은 탑재되는 모터 개수, 4륜구동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장 가격이 낮은 모델은 당초 3만9900달러(약 5053만 원)부터 판매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2019년 사이버트럭 예약판매를 시작할 때와 달리 지금은 배터리와 소재 등 원가가 크게 상승한 만큼 이러한 가격대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토에볼루션은 소비자가 사이버트럭 최저가 모델에 미국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모두 받는다고 가정하면 사실상 이를 공짜로 구매하는 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와 전기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원가 부담을 반영해 상승해 온 추세를 고려하면 3만9900달러의 가격에 출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바라봤다.

실제 판매가격이 최소 5만 달러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사이버트럭의 경쟁 상대로 꼽히는 차종은 포드 F-150 라이트닝, GM 실버레도, 리비안 R1T 등이다.

테슬라가 적기에 대량생산 체계를 갖춰내고 충분한 가격 경쟁력도 갖춰낸다면 이들에 맞서 충분히 승산을 노릴 수 있다. 아직 전기 픽업트럭 시장이 성장 초기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예약판매를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단하며 출시 뒤 3년 동안 구매자에 인도할 수 있는 물량보다 더 많은 예약을 받은 상태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만큼 수요가 어느 정도 보장된 상품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생산 원가와 소비자들의 기대감, 잠재 수요 등을 모두 고려하면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정식 출시 시기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가격 책정에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나고 있다.

오토에볼루션은 “일론 머스크가 이미 크게 늦어진 사이버트럭의 가격과 사양 공식 발표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며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진다고 해도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