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에서 전장(자동차 전자장비)분야 매출 비중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전장 관련 기업들의 기술력이 단단한 만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전장사업을 키워 가는데 힘을 더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전장사업 주력으로 도약, 조주완 부품 계열사 기술력 ‘든든’

▲ LG전자가 주력사업으로 전장(전기‧전자 장비)분야를 키우고 있다. LG그룹이 마련한 단단한 전장 사업 포트폴리오가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전장사업에 힘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주요 사업 가운데 전장사업이 핵심 TV사업에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 전체 매출은 2022년 1분기 21조 원에서 올해 1분기 20조4천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VS사업부 매출은 1조9천억 원에서 2조4천억 원으로 늘며 비중이 높아졌다.

VS사업부 매출 비중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은 LG전자의 VS사업부  매출비중이 1분기 11.7%에서 2분기 14.1%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전장 사업 매출은 매년 15%씩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2025년 LG전자 전체 매출 가운데 20%를 차지할 것"이라며 "절대적 규모 면에서 TV 사업에 버금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장사업이 LG전자의 주력사업으로 빠르게 도약하고 있는데 조주완 사장은 전장사업을 더욱 확장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23 행사에서 “차량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을 통합하는 소프트웨어(SW) 기반 차세대 IVI(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도 양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런 사업 확장 기조는 실적으로도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3년 LG전자 VS사업부 실적은 매출 10조9천억 원, 영업이익 3122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며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합산 전장사업 관련 수주잔고는 132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LG그룹 전자계열 세 기업의 전장사업에서 시너지가 극대화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전자업계에서 반도체를 제외하고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LG그룹은 전장 분야에서 단단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촘촘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려가고 있다. 

LG전자는 기술력 높은 계열사들에게서 전장 부품을 납품받아 유통경로를 단순화하고 부품수급을 원활히 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외연을 넓히는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은 올해 3월 차세대 통신모듈을 개발했다. 통신모듈은 무선통신기술을 통해 차량 내외의 전자장치 서로의 데이터 교환을 돕는 장치다. 

LG이노텍이 개발한 통신모듈은 LG전자가 GM 등 주요 차량업체에 납품하는 텔레메틱스 모듈에 들어간다. 텔레메틱스는 차량에 적용되는 무선인터넷 기술로 교통정보를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을 구현하는데 필수장치로 여겨진다.
 
LG전자 전장사업 주력으로 도약, 조주완 부품 계열사 기술력 ‘든든’

▲ 디지털콕핏(계기판). < LG전자 >


탑재된 통신모듈 성능이 높을수록 텔레메틱스 모듈의 데이터 처리 성능도 개선돼 해당 제품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도 다각화될 수 있다. LG전자는 LG이노텍의 기술력을 통해 텔레메틱스 사업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셈이다.

조주완 사장은 ‘CES 2023’ 행사에서 “LG전자와 LG이노텍은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LG전자 VS사업본부가 대형 수주를 했을 때 필요한 핵심 부품을 LG이노텍에서 조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플라스틱 올레드(P-OLED)를 LG디스플레이로부터 납품받아 디지털콕핏(계기판)을 만들어 GM을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강점을 보이는 플라스틱 올레드는 기존 유리기판 올레드와 달리 휘어지기 쉬워 다양한 형태를 구현할 수 있다.

이에 더해 LG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슬라이블, 투명 올레드 등 점점 복잡해지는 고객사 요구에 맞출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제품군을 다각화해뒀다.

디지털콕핏을 비롯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는 점차 그 종류와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인포테인먼트 고객사들의 요구사항도 다양해지고 있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 올레드 기술력과 다각화된 디스플레이 제품군을 통해 고객사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전장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데 2021년 11월 LG전자 사장에 취임한 이후 첫 해외 출장지로 차량용 조명사업 자회사인 ZKW 본사가 있는 오스트리아를 선택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지난 약 10년동안의 적자에도 흔들림 없이 도전한 차량용 부품 솔루션 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본궤도에 올라왔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