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최종구, 공매도 향한 개인투자자 불만 달래기 힘겨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5월9일 서울시 종로구 아펠가모광화문에서 열린 출입기자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공매도를 폐지하라는 항의에 역발상적 해결책을 꺼내들었다.

공매도를 포기할 수 없기에 차라리 모두에게 확대하면 순기능이 강조되리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제도가 불공정하다며 계속 불만을 내놓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태로 공매도 폐지 목소리가 커지자 오히려 공매도를 개인에게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내놨다.

최 위원장은 “공매도는 순기능을 지닌다”며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활성화하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개인투자자에게도 진입 문턱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며 투자하는 전략이기 때문에 기업의 부정적 정보가 반영되는 중요한 경로로 여겨진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겨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게 한다”며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공매도 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공매도 폐지 글도 4월6일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고 이후로만 452건이 올라왔다.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를 확대한다는 금융위 정책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개인투자자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와 비교해 전문 투자분석 기술이 부족해 공매도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공매도에서 이익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큰 규모의 자금을 들고 공매도에 참여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아 주식을 빌리는 데 이자 비용 등을 내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시장에서 개인투자자 투자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0.85%에 불과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는 공매도보다는 주식워런트증권(ELW)이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이 수수료나 안정성 측면에서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워런트증권은 특정 주권의 가격 또는 주가지수의 변동과 연계해 미리 약정된 방법에 따라 주권을 매매하거나 금전을 받을 수 있는 유가증권을 말한다. 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다.

최 위원장은 공매도를 확대하는 대신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적 행태의 감시는 더 철저히 하겠다며 개인투자자를 달래고 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무차입 공매도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매도시장은 여전히 외국인·기관투자자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이 영국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로부터 공매도 주문을 위탁받아 계약을 체결하면서 1일 약 60억 원 규모의 20개 종목(138만7968주)을 결제하지 못한 것이 적발됐다.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이 주식대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를 주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직원이 장부 기장 실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영국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법적으로 허용돼 고의로 재빨리 ‘치고 빠지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 증권사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불법적 공매도 행태에 관대한 잣대를 적용하며 방치했다는 말도 나왔다.

최 위원장은 증권사의 주식 차입 등 확인의무를 강화하고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무차입 공매도 등 폐해를 막겠다고 했다.

기존에는 증권사가 일임해 주식 차입 여부를 확인했지만 앞으로는 한국거래소 등에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연계해 이상거래를 조기에 발견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공매도 제도를 운용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