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HBM4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구글과 AMD 등 경쟁사에도 메모리반도체 수급 차질이 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HBM3E 및 HBM4 고대역폭 메모리 전시용 샘플. <연합뉴스>
엔비디아의 메모리반도체 수급 차질은 비슷한 상황에 놓인 AMD와 구글 등 인공지능 반도체 경쟁사에도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전문지 팁랭크스는 10일 “엔비디아의 메모리반도체 수급 부족은 구글에도 수십 억 달러의 추가 비용 지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하반기 출시하는 ‘베라 루빈’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에 새 규격인 HBM4 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를 탑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4 공급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HBM4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생산 능력이 아직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팁랭크스는 베라 루빈 그래픽처리장치(GPU) 1대당 HBM4 탑재 용량이 최대 288GB에 이르는 만큼 엔비디아가 메모리 공급사들에 원하는 만큼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HBM4 특성상 같은 용량의 반도체를 제조할 때 더 많은 생산라인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단기간에 출하량을 대폭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팁랭크스는 “올해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HBM 수요는 연간 70%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고대역폭 메모리가 이미 공급 부족을 겪고 있던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가 HBM4 수급 문제로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출하에 차질을 겪더라도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AMD와 구글 등 기업도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첨단 규격 메모리반도체 물량 확보 경쟁에 뛰어든 만큼 비슷한 과제를 안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메모리반도체 구매 물량이 늘어난 점은 더 치열한 경쟁 환경으로 이어져 어려움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팁랭크스는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대용량 메모리를 쓰는 엔비디아 신제품 출시는 물량 확보 경쟁에 압박을 더 키울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고객사들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반도체 공급 물량과 단가 협상에서 제조사들이 고객사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팁랭크스는 “구글은 앞으로 클라우드 서버를 운영하는 데 더욱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에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