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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 업계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악화 속 수익성 회복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 사장은 철강 생산과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수익성 개선이라는 임무와 함께 올해 3월 단독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현장 중심 업무 경험을 주목해 그를 '현장통'이라고 평가한다.
그가 취임한 뒤 수익성 악화, 현장 안전관리 문제, 노조 리스크 등 생산 현장 관련 문제가 여럿 발생하고 있다. 생산·현장 전문가인 그가 문제를 해결하고 불황 속에서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철강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는 전방 수요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 유입 영향으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해 있다.
올해 3월 단독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 사장은 수익성 회복과 함께 탈탄소 등 철강 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업황 전망은 밝지 않다. 감산과 설비 개보수, 야간조업 등으로 재고 조정에 나섰으나 내수 침체, 공급과잉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그는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는 구조개편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지난 11월7일 중국 제철소인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에 돌입했다.
이 제철소는 회사의 해외 첫 스테인리스 일관제철소로, 지난해 1800억 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 영업손실 800억 원가량에서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와 함께 수익성 개선과 효율화를 위해 지난 11월 포항제철소 1선재 공장을 45년 9개월 가동을 끝으로 폐쇄했다.
이 공장은 1979년 2월28일 가동을 시작해 두 차례 유지·보수 등 생산능력 향상을 위한 합리화 작업을 거쳐 45년 9개월 동안 누적 2800만 톤의 선재 제품을 생산했다.
또 11월5일 중국기업 중타이와 손잡고 광양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고순도 희귀가스 공장 착공에 들어가는 등 수익성 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 공장 내부 모습. <포스코>
아울러 수소 환원 제철 사업 추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요구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저탄소 철강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가 된 만큼, 수소 환원 제철 사업 확대는 필수불가결 요소가 됐다.
올해 1월 포항제철소에 수소 환원 제철 개발센터를 개소했고, 2050년까지 기존 고로를 수소 환원 제철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도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
중국 철강 업체들은 2022년부터 시작된 자국 부동산 경기침체로 내수 수요가 감소하자, 해외로 저가 철강 제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회사도 저가 중국산 공세를 피할 수 없었다.
회사의 2021년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6조6500억 원, 17%이었지만, 2022년 2조2950억 원, 5%로 대폭 줄었다. 영업이익은 약 65.5%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2년보다 더 줄어 2조830억 원에 그쳤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1520억 원으로,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의 안전관리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11월10일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진압에만 5시간 가량 걸렸으며, 화재 당시 공장 내부에 있던 근무자 1명이 손과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당시 회사는 2·3·4고로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쇳물을 생산하면 전체 조업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입은 정신적·물질적 피해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 1, 2월에 이어 이번 화재까지 올해만 4차례에 걸쳐 화재가 발생했다. 취임 이후 현재까지 현장에서 폭발·화재 사고로 부상을 입은 근로자는 5명이다.
▲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이 지난 2일 오후 6시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 본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와 갈등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회사는 현재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 모두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정규직 노조의 경우 회사는 창사 56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위기에 놓였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스코노동조합은 2일 회사 포항제철소 본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근무 시간 이후에 진행되는 출정식은 보통 파업 돌입 직전 회사 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노조는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광양지회도 불법 파견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광양지회 측은 회사가 불법으로 사내하청노동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법원 판결에도 정규직 대우를 해주지 않고 있고, 사내하청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철강 분야에 매진해온 베테랑이다. 1960년생으로 한양대학교 금속학과 졸업 후, 1985년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해 40년 간 포스코에서만 근무한 철강·생산 분야 기술전문가이자 '포스코맨'이다.
그는 입사 후 철강 생산과 경영 전반에서 경험을 쌓았다. 인도 법인장을 거치며 해외 철강 시장 이해도를 높였고, 지난해 김학동 전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에 오른 뒤 김 전 부회장의 사퇴로 올해 3월 단독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