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미사이언스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의 독립 경영을 놓고 반대의 뜻을 재차 내비쳤다.

한미사이언스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박 대표의 이번 행동은 계약 위반뿐 아니라 지주사 체제 취지와 방향을 부정하고 이사회를 건너 뛴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미사이언스 "박재현 한미약품 독립경영은 지주사 체제 부정, 이사진과 경영진 교체도 고려"

▲ 한미사이언스가 30일 한미약품의 독립 경영과 관련해 지주사 체제를 부정하고 이사회를 건너 뛴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인사조직을 포함해 여러 부서를 신설하는 것은 지주사 체제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미약품이 29일 그동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 위임해 왔던 인사부문 업무를 독립해 한미약품 조직을 별도로 신설하겠다고 밝힌 데 다시 한 번 반대하는 뜻을 보인 것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그룹이 하나의 비전을 제시하고 투명한 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를 취하고 있다”며 “지주사를 무시한다면 한미사이언스로서는 한미약품의 임시주총을 열어 이사진를 교체하고 나아가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까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이사회 동의 없이 인사 조직 등을 신설하는 등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절차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인사 조직을 시작으로 여러 부서 신설은 중요한 의사결정으로 당연히 이사회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의사결정 기관인 이사회 동의 없이 대표이사가 부서 설치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절차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현재 지분 경쟁이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점에서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원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뜻을 따르게 돼 있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는 2024년 6월30일 기준으로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한미사이언스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자신의 명의로 인사를 낸 것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박 대표는 28일 한미약품그룹 인트라넷에 한미약품의 경영관리본부 내부에 인사팀과 법무팀, 인사그룹 등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임원을 승진 및 위촉하는 인사를 본인 명의로 냈다.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의 이번 행동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대외적 신뢰도가 심각히 추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사행위와 다름없어 심히 유감이다”라며 “뿐만 아니라 한미그룹 전체의 기업 가치와 주주 손해를 가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과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계약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사이에는 엄연히 업무위탁계약도 체결돼 있는데 중도해지 사유도 없이 해당 위탁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것은 계약 위반에 해당된다”며 “한미약품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한미약품의 이사회에서 이를 강행한다면 이를 지지한 이사들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며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고 (특정 대주주의 지시에 따라) 조직신설과 인사발령부터 낸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 입장문 이후 “한미사이언스가 스스로 한미약품의 압도적 최대주주라고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독자경영을 지지하는 3자 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은 한미사이언스 과반 수준의 지분을 가진 압도적 최대주주”라며 “같은 논리로 한미약품의 독자경영을 지지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