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기술력에 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신한울 3·4호기 수주전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울 3·4호기는 2015년 6월 발주된 새울3·4호기(총사업비 9조8천억 원) 이후 7년 만에 나오는 일감으로 국내 원전산업 부활을 알리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신한울3·4호기 수주 힘준다, 백정완 동유럽 원전 수주도 고삐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동유럽 원전 수주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백 사장은 신한울3·4호기 시공계약뿐 아니라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동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원전 수주 확대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한울3·4호기 본공사가 10월 이후 발주돼 2024년에 착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울3·4호기는 총사업비 11조7천억 원 규모로 주기기(2조9천억 원), 보조기기(2조 원), 본공사(6조 원) 등으로 이뤄진다. 

원전 주기기는 핵분열을 통해 열을 만드는 원자로, 발생한 열로 증기를 생산하는 증기 발생기, 증기로 다시 전력을 생산하는 터빈 발전기 등 원전의 핵심 기기를 말하고 보조기기에는 펌프, 배관, 케이블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3회 전원개발사업추진위원회’을 열고 신한울3·4호기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미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5월 신한울3·4호기 주기기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대우건설은 일찌감치 신한울3·4호기 본공사 수주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4월27일 1분기 실적발표 당시에도 “신한울 3·4호기 등 공공공사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수주의지를 드러냈다. 

국내 주요 건설사 가운데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삼성물산이 원전 시공능력을 갖춘 곳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1991년 월성3·4호기 주설비공사를 시작으로 30여 건이 넘는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현대건설은 고리1~4호기, 월성1·2호기, 신한울1·2호기 원전을 시공했고 삼성물산과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1호기를 함께 짓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새울3·4호기 주설비공사도 맡았다. 

이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도 신한울3·4호기 본공사 수주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수원은 컨소시엄 구성 때 원전 시공 실적이 있는 실적사 2곳 외 최소 1개사는 신규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방침을 세웠다. 또한 국내 원전사업 최초로 종합심사낙찰제 공사 방식으로 발주할 계획을 세웠다. 

종합심사낙찰제는 예정가격 이하로 입찰한 입찰자 가운데 입찰가격, 공사수행능력 및 사회적 책임 등을 종합 심사해 합산점수가 가장 높은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동안 원전사업에서는 최저가 낙찰제, 최고가치 낙찰제(비용 대비 가치가 높은자를 선정) 등의 방식이 적용됐다. 한수원은 종합심사낙찰제를 적용해 기술력에 평가 배점을 높이고 해외수주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신한울3·4호기 본공사 수주전은 주요 건설사들의 원전 ‘기술력’ 자존심 싸움으로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백정완 사장은 한수원과 원전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점과 원전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신한울3·4호기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요르단 시험 및 연구용원자로를 2017년 준공했을 때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협업했다. 당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의 설계와 시공을 맡았고 대우건설에서 플랜트 설계와 시공을 담당했다. 

대우건설은 소형모듈원전(SMR)에서도 공기업·공공기관과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우건설은 스마트(SMART) 표준설계인가 획득사업에 참여해 중소형 원전 기술력을 확보해 놓고 있다. 스마트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한국형 소형모듈원전(SMR)이다.

이는 미국 기업인 홀텍 및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하고 있는 현대건설과 원전 수주 전략에서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힌다. 

한수원은 지난해 8월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사업을 수주했는데 현대건설은 애초 엘다바 원전 수주를 위한 팀코리아에 참여했다가 나중에 빠졌다.

대우건설은 ‘팀코리아’ 일원으로서 한수원과 함께 동유럽에서 수주를 노리고 있다. 한수원은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과 팀코리아를 구성해 동유럽 국가(폴란드,체코) 신규원전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올해 하반기 폴란드에서 원전 수주가 기대되며 2024년 상반기에서는 체코에서 수주낭보를 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분쟁을 겪고 있지만 이를 원만히 수습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수원이 이끄는 팀코리아가 동유럽 수주를 따내면 대우건설은 원전 시공과 관련해 폴란드에서 2조5천억 원, 체코에서는 1조5천억 원의 수주를 늘릴 수 있게 된다.

백 사장은 신한울3·4호기와 체코·폴란드 원전 수주를 시작으로 한수원과 함께 글로벌 원전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유럽은 석탄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하고 노후화한 원전 교체발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북유럽과 서유럽은 재생에너지 전환이 빠르게 이뤄졌지만 동유럽은 석탄 비중 발전이 여전히 높다. 

연평균 전력 생산량에서 석탄발전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폴란드 60%, 체코 35% 등이다. 폴란드는 운영중인 원전이 없고 체코는 운전연수가 30년 이상 된 노후 원전이 있어 교체가 필요하다. 

이밖에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등도 원전을 30년 이상 가동해 신규 원전 교체 수요가 있고 네덜란드도 전력을 수입(23%)하고 있어 신규 원전 2기를 짓는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도 적극적으로 수주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5월31일 핀란드 국영에너지 기업인 포툼(Fortum)과 원전기술을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이번 업무협약은 한수원이 북유럽 원전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원자력 관련 시공·설계·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원전해체에 이르는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원전사업 수주에 나설 것이다”며 “신한울3·4호기와 함께 동유럽 진출의 교두보인 체코의 원전 수주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