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1988년생. 신세계백화점 입사 12년차 직원.
최근 공식 출범한 신세계노동조합의 초대 위원장 김영훈 파트너의 약력이다.
김 위원장은 흔히 말하는 MZ세대다. 신세계백화점이 삼성그룹에 인수된 1963년 이후 60년 만에 처음 생긴 노조를 이끌게 된 인물치고는 아주 젊다.
이 젊은 직원이 신세계백화점에 왜 노조를 설립하게 됐는지, 회사 내부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며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 궁금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는 17일 오전 전화로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신세계백화점에 2011년 입사했다. 법인사업부와 편집숍 '분더샵' 청담점,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거쳐 현재는 팩토리스토어사업부 소속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현재 스타필드고양에 파견 근무 중이다.
그는 이전부터 노조 활동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다. 중고등학교 때 학생회장을 했고 대학교 재학 시절에는 과 대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스템 운영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회사라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노조 활동에도 딱히 편견이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학교와 회사는 달랐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부정적 시각이 많다보니 노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김 위원장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신세계백화점 경영진의 느닷없는 결정 때문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통상 1월1일마다 '신정휴무'로 점포 문을 닫았다. 하지만 올해 1월1일 신정을 앞두고 정상영업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끓었다. 연휴를 맞아 미리 잡아놨던 계획을 모두 바꿔야했던 만큼 직원들의 분노가 컸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김 위원장은 노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그는 당장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익명 기반의 직장인 앱 블라인드에 글을 올려 사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 노동조합을 만들어 볼 테니 의견을 달라는 게시글에 공감만 180개 넘게 찍혔다. 다른 게시글의 공감이 많아야 5~10개 찍혔던 점을 감안하면 지지세가 상당했다.
"동료와 선후배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어요. 좋은 쪽으로요. '응원한다' '아무도 못 했던 노조를 만들겠다니 정말 지지한다'라는 반응뿐 아니라 1990년대에 입사하신 분들께서도 '우리가 못했던 일을 대신해줘서 고맙다'는 의견을 보내주셨어요. 어느 팀장님께서는 노조 통장이 나오면 알려달라고도 하셨습니다. 후원하시겠다고요."
물론 최근 노조와 관련한 정치적 이슈를 보고 '과연 우리가 노조를 설립해도 되는지'와 관련해 고민하신 분들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다수 직원들은 노조 설립을 지지했다.
사실 신세계백화점 내부에는 노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한가족협의회'라는 이름의 노사협의회가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협의회 소속 대의원으로 1년 동안 활동하면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한가족협의회에 소속된 직원분들이 절대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그분들도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적극적으로 성과를 내기에는 제약이 많았습니다. 본인의 직급이나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직원들의 의사를 충분히 대변하는 조직으로서 역할을 못 하다 보니 사원들의 불만이 많았어요. 저 또한 활동하면서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직원들의 목소리를 조금 더 명확히 대변할 수 있는 단체로 노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그는 올해 2월17일 점심 무렵 사내 메일을 돌려 본인이 주도해 노조를 만들 테니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누구나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임금협상과 인사제도, 노동 여건 개선 등을 위해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 차원에서 움직임은 없었을까?
"당시 저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메일을 매주 한 통씩 돌리고 있었어요. 노조 설립 이전에 활동할 수 있는 채널이 메일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근데 첫 메일을 보내고 난 바로 다음 주에 인사팀에서 직접 왔습니다. 인사 차원에서 왔다며 메일을 좀 자제해달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바로 그 자리에서 얘기했죠. 우리는 홍보 채널이 없는데 어떻게 메일을 안 뿌릴 수 있냐. 그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달라고요."
신세계백화점은 이후 김 위원장과 공문으로만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아래 전국섬유·유통노동조합연맹 소속으로 신세계노동조합을 설립한 뒤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경영진의 운영 판단 실수를 시작으로 60년 동안 쌓아온 불만들이 내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신세계백화점 내부 직원들을 들썩이게 하면서까지 노조를 만들어 회사에 전달하고 싶은 진심이 궁금했다.
"외부에서 보는 신세계는 정말 보기도 좋고 임금도 경쟁사들보다 높게 책정돼 있어요. 하지만 하나씩 들여다보면 임금체계 부분도 명확하지 않아요. 신세계 직군이 3가지 정도 되는데 대부분 임금에 불만을 많이 얘기합니다. 그리고 사실 내부적으로 이슈가 가장 큰 문제는 폐쇄적 조직문화입니다. 본인이 왜 이런 임금을 받는지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어요."
신세계백화점 직원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인당 7400만 원으로 남성이 1억1200만 원, 여성이 5600만 원이다. 롯데백화점의 평균 급여 1인당 6100만 원(남성 8200만 원, 여성 5400만 원)과 비교하면 많다.
김 위원장은 전체 임금은 높게 책정돼 있지만 과장급 이하 파트너로 한정해보면 경쟁사보다 임금이 적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그 이유를 그동안 솔직하게 설명하지 않았던 것이 노조를 설립하게 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그는 덧붙였다.
"물론 저희도 연봉 책정과 관련해 면담을 합니다. 어떤 고과를 매겼는지 팀장이 불러서 각 팀원과 면담하죠. 하지만 이렇게 결정된 고과가 인사 과정에서 잘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저희는 이를 '커팅'이라고 표현해요. 어떻게 보면 현장 책임자가 가장 잘 아는 부분인데 인사팀에서 'A를 올려줘야겠다'라고 판단해서 'B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되게 많아요."
성과급과 관련한 회사의 일방적 통보에도 불만이 적지 않다고 했다.
"회사 대표님(손영식 대표이사 사장)께서 2월6일 메일을 보내주셨어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글로벌 1위 매출 점포인 데다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내용을 담으면서 특별격려금 400만 원을 지급하겠다면서요. 그러면 사실 원래 상반기와 하반기마다 주는 성과급도 많아야 했잖아요? 근데 그 성과급 자체가 전년보다 더 적었던 거예요. 다들 기대감은 있었을 거잖아요. 최대 매출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적게 나오니까 실망했죠.”
앞으로는 성과급 지급을 놓고 명확한 기준에 맞춰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달라는 것이 김 위원장의 바람이다.
복리후생 제도의 개선도 김 위원장의 큰 관심사다.
"지금 회사 경조금 규정을 보면 결혼할 때 5만 원을 줍니다. 90년대에 입사하신 분이 하는 얘기가 '나 입사했을 때부터 금액이 5만 원이었다'라는 거예요. 이밖에 여러 가지 복리후생 항목을 보니 결혼 축의금 사례처럼 낙후된 사례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복지를 좀 확대해달라는 사원들의 요구가 많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네이버 커뮤니티 플랫폼 밴드를 통해 노조 집행부로 10명가량을 모았다. 가입 독려 메일에 회신해 가입 의사를 나타낸 직원만 약 200명이라고 했다. 그는 노조원 1천 명 확보를 우선 과제로 잡았다. 이후에는 전체 임직원의 과반 이상을 노조에 가입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신세계백화점 노조가 안정화하면 신세계면세점이나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소속 다른 계열사 직원들과도 연대해 노조 활동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노조 활동의 핵심으로 '공정'과 '소통'을 강조했다. 회사와 싸우려고 하기보다는 대화하자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저희 노조 집행부 파트너들끼리 얘기합니다. 분명히 우리는 투쟁하려고 만든 노조는 아니라고요. 노조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회사에 전달하고 소통하면서 서로 상생하고 협의하는 하나의 협의체로 운영할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투쟁하는 노조와 달리 최근 생기고 있는 MZ세대 주축의 노조들과 성향이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정과 소통이에요. 그런 차원에서 회사가 원만한 대화와 협의를 이뤄가며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나가자고 입장을 낸 것도 노조와 대화를 많이 하자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희헌 기자
최근 공식 출범한 신세계노동조합의 초대 위원장 김영훈 파트너의 약력이다.
▲ 비즈니스포스트가 17일 오전 김영훈 신세계노동조합 초대 위원장(사진)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노조 설립을 놓고 결코 투쟁하기 위해 만든 노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참여와혁신>
김 위원장은 흔히 말하는 MZ세대다. 신세계백화점이 삼성그룹에 인수된 1963년 이후 60년 만에 처음 생긴 노조를 이끌게 된 인물치고는 아주 젊다.
이 젊은 직원이 신세계백화점에 왜 노조를 설립하게 됐는지, 회사 내부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며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 궁금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는 17일 오전 전화로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신세계백화점에 2011년 입사했다. 법인사업부와 편집숍 '분더샵' 청담점,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거쳐 현재는 팩토리스토어사업부 소속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현재 스타필드고양에 파견 근무 중이다.
그는 이전부터 노조 활동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다. 중고등학교 때 학생회장을 했고 대학교 재학 시절에는 과 대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스템 운영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회사라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노조 활동에도 딱히 편견이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학교와 회사는 달랐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부정적 시각이 많다보니 노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김 위원장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신세계백화점 경영진의 느닷없는 결정 때문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통상 1월1일마다 '신정휴무'로 점포 문을 닫았다. 하지만 올해 1월1일 신정을 앞두고 정상영업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끓었다. 연휴를 맞아 미리 잡아놨던 계획을 모두 바꿔야했던 만큼 직원들의 분노가 컸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김 위원장은 노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그는 당장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익명 기반의 직장인 앱 블라인드에 글을 올려 사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 노동조합을 만들어 볼 테니 의견을 달라는 게시글에 공감만 180개 넘게 찍혔다. 다른 게시글의 공감이 많아야 5~10개 찍혔던 점을 감안하면 지지세가 상당했다.
"동료와 선후배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어요. 좋은 쪽으로요. '응원한다' '아무도 못 했던 노조를 만들겠다니 정말 지지한다'라는 반응뿐 아니라 1990년대에 입사하신 분들께서도 '우리가 못했던 일을 대신해줘서 고맙다'는 의견을 보내주셨어요. 어느 팀장님께서는 노조 통장이 나오면 알려달라고도 하셨습니다. 후원하시겠다고요."
물론 최근 노조와 관련한 정치적 이슈를 보고 '과연 우리가 노조를 설립해도 되는지'와 관련해 고민하신 분들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다수 직원들은 노조 설립을 지지했다.
사실 신세계백화점 내부에는 노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한가족협의회'라는 이름의 노사협의회가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협의회 소속 대의원으로 1년 동안 활동하면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한가족협의회에 소속된 직원분들이 절대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그분들도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적극적으로 성과를 내기에는 제약이 많았습니다. 본인의 직급이나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직원들의 의사를 충분히 대변하는 조직으로서 역할을 못 하다 보니 사원들의 불만이 많았어요. 저 또한 활동하면서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직원들의 목소리를 조금 더 명확히 대변할 수 있는 단체로 노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그는 올해 2월17일 점심 무렵 사내 메일을 돌려 본인이 주도해 노조를 만들 테니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누구나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임금협상과 인사제도, 노동 여건 개선 등을 위해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 차원에서 움직임은 없었을까?
"당시 저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메일을 매주 한 통씩 돌리고 있었어요. 노조 설립 이전에 활동할 수 있는 채널이 메일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근데 첫 메일을 보내고 난 바로 다음 주에 인사팀에서 직접 왔습니다. 인사 차원에서 왔다며 메일을 좀 자제해달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바로 그 자리에서 얘기했죠. 우리는 홍보 채널이 없는데 어떻게 메일을 안 뿌릴 수 있냐. 그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달라고요."
신세계백화점은 이후 김 위원장과 공문으로만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아래 전국섬유·유통노동조합연맹 소속으로 신세계노동조합을 설립한 뒤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경영진의 운영 판단 실수를 시작으로 60년 동안 쌓아온 불만들이 내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신세계백화점 내부 직원들을 들썩이게 하면서까지 노조를 만들어 회사에 전달하고 싶은 진심이 궁금했다.
"외부에서 보는 신세계는 정말 보기도 좋고 임금도 경쟁사들보다 높게 책정돼 있어요. 하지만 하나씩 들여다보면 임금체계 부분도 명확하지 않아요. 신세계 직군이 3가지 정도 되는데 대부분 임금에 불만을 많이 얘기합니다. 그리고 사실 내부적으로 이슈가 가장 큰 문제는 폐쇄적 조직문화입니다. 본인이 왜 이런 임금을 받는지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어요."
신세계백화점 직원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인당 7400만 원으로 남성이 1억1200만 원, 여성이 5600만 원이다. 롯데백화점의 평균 급여 1인당 6100만 원(남성 8200만 원, 여성 5400만 원)과 비교하면 많다.
김 위원장은 전체 임금은 높게 책정돼 있지만 과장급 이하 파트너로 한정해보면 경쟁사보다 임금이 적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그 이유를 그동안 솔직하게 설명하지 않았던 것이 노조를 설립하게 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그는 덧붙였다.
"물론 저희도 연봉 책정과 관련해 면담을 합니다. 어떤 고과를 매겼는지 팀장이 불러서 각 팀원과 면담하죠. 하지만 이렇게 결정된 고과가 인사 과정에서 잘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저희는 이를 '커팅'이라고 표현해요. 어떻게 보면 현장 책임자가 가장 잘 아는 부분인데 인사팀에서 'A를 올려줘야겠다'라고 판단해서 'B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되게 많아요."
성과급과 관련한 회사의 일방적 통보에도 불만이 적지 않다고 했다.
"회사 대표님(손영식 대표이사 사장)께서 2월6일 메일을 보내주셨어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글로벌 1위 매출 점포인 데다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내용을 담으면서 특별격려금 400만 원을 지급하겠다면서요. 그러면 사실 원래 상반기와 하반기마다 주는 성과급도 많아야 했잖아요? 근데 그 성과급 자체가 전년보다 더 적었던 거예요. 다들 기대감은 있었을 거잖아요. 최대 매출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적게 나오니까 실망했죠.”
앞으로는 성과급 지급을 놓고 명확한 기준에 맞춰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달라는 것이 김 위원장의 바람이다.
복리후생 제도의 개선도 김 위원장의 큰 관심사다.
"지금 회사 경조금 규정을 보면 결혼할 때 5만 원을 줍니다. 90년대에 입사하신 분이 하는 얘기가 '나 입사했을 때부터 금액이 5만 원이었다'라는 거예요. 이밖에 여러 가지 복리후생 항목을 보니 결혼 축의금 사례처럼 낙후된 사례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복지를 좀 확대해달라는 사원들의 요구가 많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네이버 커뮤니티 플랫폼 밴드를 통해 노조 집행부로 10명가량을 모았다. 가입 독려 메일에 회신해 가입 의사를 나타낸 직원만 약 200명이라고 했다. 그는 노조원 1천 명 확보를 우선 과제로 잡았다. 이후에는 전체 임직원의 과반 이상을 노조에 가입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신세계백화점 노조가 안정화하면 신세계면세점이나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소속 다른 계열사 직원들과도 연대해 노조 활동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노조 활동의 핵심으로 '공정'과 '소통'을 강조했다. 회사와 싸우려고 하기보다는 대화하자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저희 노조 집행부 파트너들끼리 얘기합니다. 분명히 우리는 투쟁하려고 만든 노조는 아니라고요. 노조를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회사에 전달하고 소통하면서 서로 상생하고 협의하는 하나의 협의체로 운영할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투쟁하는 노조와 달리 최근 생기고 있는 MZ세대 주축의 노조들과 성향이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정과 소통이에요. 그런 차원에서 회사가 원만한 대화와 협의를 이뤄가며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나가자고 입장을 낸 것도 노조와 대화를 많이 하자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