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본점 부산이전 작업에 속도를 낸다. 일부 KDB산업은행 본점 직원을 부산으로 내려보내는 인사를 단행하기로 하면서다.

강 회장은 올해 들어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KDB산업은행 노동조합도 이에 대한 투쟁 강도를 지난해보다 끌어올리고 있어 강 회장과 노조의 대립은 시간이 흐를수록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산업은행 본점 직원 수십 명 부산 이동 강행, 노조는 소송 맞대응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올해 들어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KDB산업은행 노동조합도 이에 대한 투쟁 강도를 지난해보다 끌어올리고 있어 강 회장과 노조의 대립은 시간이 흐를수록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19일 인사발령을 통해 본점 직원들 가운데 일부를 부산으로 내려보내는 조치를 시행한다.

이번 인사는 강 회장이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위한 전초작업이다.

KDB산업은행 본점의 소재지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한국산업은행법의 개정이 필요한데 법 개정 이전이라도 본점의 조직과 인력을 부산으로 옮겨 앞으로 있을 이전 작업을 수월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강 회장은 이번 인사에 앞서 지난해 11월29일 필요한 조직개편도 이미 마쳐 놓았다. 

국내지점 영업을 총괄하는 중소중견부문을 ‘지역성장부문’으로 이름을 바꾸고 부문 아래 네트워크지원실과 지역성장지원실을 ‘지역성장지원실’로 통합한 뒤 이들 부서를 부산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에 강 회장은 이번 인사발령에서 조직개편에 따른 필요인력인 최대 80여 명을 부산으로 발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발령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KDB산업은행 내부도 뒤숭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동 대상자를 인사 발표 당일에서야 알 수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부산에 아직 합숙소라든지 사무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마저 전해지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KDB산업은행 이전준비단이 마련한 추진 일정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1월 말 직원들의 인사이동 이후 3월 말까지 부산지역 지점의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업무공간이 미처 준비되지 못할 상황을 고려해 부산지역 지점에서 일하게 되는 직원들이 공사기간에 본점과 스마트워크센터 등을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는 방침도 세워뒀다.

한 KDB산업은행 직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평소 지방 지점 발령도 있어 인사이동 시즌에는 긴장감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동남권 영업조직 확대로 이동 인원이 조금 더 늘어난 게 기정사실화 되면서 긴장감이 조금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은 강 회장의 인사 조치에 맞대응하기 위해 전보 명령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노조는 강 회장의 부산이전 추진이 한국산업은행법을 위반하는 불법적 사항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인사 발령도 위법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이에 노조는 강 회장이 인사 발표를 하면 인사발령을 받은 직원들과 함께 가처분 신청을 우선 진행하고 관련 소송 절차에도 들어간다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노조는 12일에는 강 회장의 불법적으로 본점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해놓은 상태라 한 달 안에 감사 착수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경우 이와 관련한 추가 대응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노조는 투쟁 강도를 지난해보다 끌어올릴 구상도 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만 열던 아침 시위도 국민의힘 당사 등으로 넓혀 외부에서 진행한다.

또 부산이전과는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단체협약이 결렬된 상황을 활용해 쟁의권을 확보하여 파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우선 인사 발령과 관련해 소송으로 대응을 할 것이다”며 “그 이후에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대응 방안을 구체화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