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정협의회가 지속가능성공시(ESG공시) 제도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회를 거쳐 ESG공시 로드맵 최종안을 확정지었다.
당정협의회 발표를 보면 ESG공시는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되며 2029년부터는 범위를 5조 원 이상 상장사로 확대한다.
이후 상황을 평가해 2030년부터 2조 원 이상 기업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초안에서 우선 공시 대상 기준을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상장사로 잡았던 것보다 대폭 강화된 것이다.
이번 최종안은 2028년 최초 ESG공시 의무화 시점부터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공시인 법정공시를 즉시 시행하되 '세이프 하버(면책기간)'를 3년 한시로 둔다는 방침을 세웠다. ESG공시를 거래소공시로 시행하려고 했던 초안보다 기준이 강화된 것이다.
거래소공시는 자본시장법에 근거를 두고 시행되는 법정공시와 달리 한국거래소 공시규정을 기반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강제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공시 대상 확대와 법정공시 시작 등은 초안과 비교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2030년 연결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까지 대상 확대는 시장의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검토가 아닌 확정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 상장사뿐 아니라 향후 코스닥 상장사, 일정 규모 이상의 비상장사 등에도 ESG공시 적용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거래소공시가 아닌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사업보고서 공시(법정공시)로 제도를 시작하겠다는 방침도 환영했다.
그러나 공시정보 전체에 3년 동안의 면책 적용 계획은 제도의 안착과 기업 부담 완화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공시의 책임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면책 범위, 면책기간 등 면책제도 설계는 제3자 인증 제도와도 연계해 국회에서 자본시장법과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시제도의 취지가 몰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3자 인증 제도란 기업이 작성한 ESG 공시 정보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지를 기업과 이해관계가 없는 회계법인, 검증기관 등 제3자가 확인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번 최종안은 금융위 초안과 마찬가지로 스코프 3(공급망 내 배출) 의무화 시점에는 3년 유예를 두기로 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스코프 3 배출량은 기업 전체 배출량의 75% 정도를 차지하는데 해당 정보가 부재한 기후공시로는 기업의 실질적 기후 리스크를 평가할 수 없다"며 "정보가 장기간 공개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코프 3 정보는 면책제도에 당연히 포함될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굳이 3년 유예를 따로 둘 이유가 없다"며 "국제적인 투자자그룹이나 국민연금의 요구처럼 1년 유예가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총장은 "ESG 정보는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선순환 시장 생태계를 구축하고 작동하게 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향후 국회에서 자본시장법과 시행령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정보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높인다는 관점에서 합리적인 면책제도, 스코프3 배출량, 제3자 인증 등이 논의되고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