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경영의 덕목은 '안정'이다.

이 회장은 올해에도 지역주택조합사업과 도시정비사업 등 미분양 리스크가 낮은 분야에 집중해 안정중심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봉관의 '안정 제일주의', 서희건설 지역주택조합사업 강자 요인  
▲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서희건설 설립 초기부터 수익성 높지만 미분양 리스크가 큰 일반분양사업보다 교회·병원 건설 등 경쟁강도가 낮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내실을 다져왔다.

2일 업계에 따르면 5월에 지역주택조합 안전장치를 강화한 '주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서희건설의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6개월 이상 일정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주택 소유자들이 조합을 구성해 주택을 짓는 사업을 말한다.

주택법 개정안에 따르면 조합원이 조합을 탈퇴할 때도 환급을 청구할 수 있으며 건설사가 조합원을 모집할 때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도록 했다. 무분별한 지역주택조합사업 시행에 따른 조합원들의 피해를 막고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서희건설은 주택법 개정안 시행으로 사업 투명성이 높아져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는 것을 환영한다”며 “그동안 사고없이 사업을 순탄하게 진행해온 경험과 지역주택조합사업에서 성과가 더해져 시장에서 더욱 신뢰를 얻는다면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희건설은 앞으로 5년간 전국 60여개 사업지에서 5만7594가구의 지역주택조합아파트를 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재건설재건축 같은 도시정비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에만 전국 10여 곳에서 재건축·재개발 시공권을 따내며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기존 주택 노후화에 따라 이 분야의 시장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서희건설의 재건축재개발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서이기도 하지만 이 회장이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역주택조합사업과 마찬가지로 미분양 리스크가 낮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미분양 우려가 큰 일반 분양사업보다는 지역주택조합사업, 재건축·재개발 같은 리스크가 적은 부문 위주로 사업을 이끌어 앞으로 다가올지 모를 건설업 침체기에 대비할 것”이라며 “100년이 지나도 굳건하고 탄탄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영환경이 복잡하고 불확실한 때일수록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해외진출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기보다는 안정을 강조한다. 서희건설의 해외진출을 놓고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중동이나 동남아 대신 틈새지역을 발굴해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해외건설시장이 아직 불안정한 측면이 있어 아직은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시기를 관망하고 있다”며 “해외수주에 본격 나선다면 경쟁 강도가 낮은 틈새지역 위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봉관의 '안정 제일주의', 서희건설 지역주택조합사업 강자 요인  
▲ 서희건설이 지은 조합원 아파트 서산 석림 '서희스타힐스'.
이봉관 회장은 틈새시장 공략에 능하다.  

그는 포스코 공채 2기 출신으로 10년 넘게 근무했고 1983년 회사를 차려 운송업을 하다 1994년 회사이름을 서희건설로 바꾸며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건설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빠르게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일반 분양시장보다는 이익률이 좀 낮더라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교회와 학교, 병원, 교도소, 군부대 건물, 쓰레기매립장 등 다른 건설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에 집중해 이 분양서 높은 위상을 차지하게 됐다. 특히 전국에 있는 대규모 교회는 대부분 서희건설이 시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봉관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역주택조합사업에 공을 들인 결과 이 분야에서도 독보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회장의 성공비결은 엄격한 리스크 관리에 있다. 73세의 고령임에도 지금도 서희건설 사업의 공정을 일일이 챙긴다.

이 회장은 지역주택사업에서 전체 분양가구의 80% 이상 조합원을 모집한 후에만 착공에 들어간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사업법에 따르면 조합원이 50% 이상만 모이면 착공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착공 후 조합원 모집이 느슨해질 수 있는 것을 방지하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런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 28위에 올라있다.  2016년 매출 1조737억 원, 영업이익 823억 올렸다.  2015년보다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137.67%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