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증시가 주춤하는 중에도 통신주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증시의 불안감이 늘어나며 대표적 경기방어주인 통신주가 이번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느릿해도 역시 통신주, 증시 주춤한 2주 새 최고 13% 오르며 '경기방어' 본색

▲ 23일 국내 증시에서 통신주가 주목받고 있다.


23일 국내 증시를 살펴보면 SK텔레콤(SKT)과 KT, LG유플러스(LGU+)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에 국내 증시 대부분의 종목이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이들 통신사 주식은 모두 주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23일 SKT 주식은 5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관세 영향에 증시가 폭락했던 4월8일 5만4800원보다 5.1%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LGU+ 주가는 1만310원에서 1만1670원까지 13.2% 상승했다.

KT 역시 23일 4만9750원을 기록해 전 저점인 4월9일 4만6350원 대비 7.3% 올랐다.

통신주는 그 특성상 증시가 크게 흔들려도 안정감이 높은 주식으로 꼽힌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통신주 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초과했던 점도 되짚어 볼 만 하다.

당시 미국 부동산 위기로 금융위기가 찾아오며 코스피도 연간 하락률 41.1%를 기록했다.

이런 기록적인 하락장에서도 통신업종 주가는 하락률 14.5%만을 보이며 튼튼한 방어력을 자랑했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통신주는 필수재적 성격과 안정적 이익·배당, 높은 진입장벽, 장기계약 바탕의 수익구조 등의 특성으로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불안할 땐 통신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통신시장은 새로운 기술 변화가 향후 3~4년간 없어 매출은 성장하고 비용은 통제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 연구원은 또 “최근 나타난 불확실한 주식 시장에서 방어적 성격을 가진 통신주가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통신주 세 종목의 장점과 특성이 조금씩 다르기에 본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투자 종목을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

SKT는 통신대장주로서 경기방어 안정성이 가장 큰 강점이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비가 필요할 땐 SK텔레콤”이라며 “우수한 이익체력과 1분기 실적이 긍정적이고, 분기 배당 관련 불확실성이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적은 만큼 방어주로서 매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외국인투자자도 SKT 주식을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은 폭락 이튿날인 4월9일부터 22일까지 SK텔레콤 주식을 847억 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3위에 달하는 액수다.

다만 최근 발생한 유심(USIM)칩 정보유출 논란은 SKT주식의 악재로 지적된다.

SK텔레콤은 최근 사내 시스템에 악성 코드를 심는 해킹 공격을 당했다.

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유심 인증키 등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느릿해도 역시 통신주, 증시 주춤한 2주 새 최고 13% 오르며 '경기방어' 본색

▲ KT 주식은 밸류업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KT와 LGU+는 주주가치제고(밸류업) 측면에서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KT는 올해 1분기 주당배당금(DPS)를 600원으로 제시했다. 2024년보다 20% 상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LGU+가 올해 5월 기존 보유 자사주 678만주(1.6%)를 소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상승 여력이 많이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관세 영향 하락장에서 KT의 주가 상승이 SKT와 LGU+보다 상대적으로 더뎠기 때문이다.

현재 SKT와 LGU+는 관세가 증시에 영향을 본격적으로 주기 전인 2~3월보다 더 높은 주가를 보이고 있는 반면, KT는 3월 고점인 5만700원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상훈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KT와 LGU+의 밸류업 정책은 장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며 “올해 연말 KT는 7만 원, LGU+는 1만3천 원까지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통신서비스 업종 종목별 투자 매력도는 KT, LGU+, SKT 순”이라고 덧붙였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