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수입 관세를 책정할 때 대상 국가 및 기업의 반도체 현지 생산 비중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이는 삼성전자와 TSMC 등 기업에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정부가 현지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물량 비중을 기준으로 관세를 매긴다면 이는 TSMC와 삼성전자 등 기업에 최악의 시나리오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 경제일보는 14일 “반도체 업계의 운명이 트럼프 대통령 한 사람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전 세계 기업들이 여러 가능성에 대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현지시각으로 이날 반도체 관세 부과와 관련한 방향성을 밝힌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대만에서 수입하는 TSMC 반도체에 최고 100% 세율을 책정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았던 만큼 업계 전반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뿐 아니라 반도체가 탑재되는 모든 제품도 관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며 삼성전자와 애플, TSMC 등 모든 기업이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
경제일보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관세 정책에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TSMC에 가장 타격이 적은 시나리오는 미국이 직접 수입하는 반도체에만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이들 기업의 반도체는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서버, PC 등 완제품에 탑재돼 미국에서 판매되는 만큼 실제로 대상에 포함되는 제품은 극소수에 불과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오히려 미국에 서버 및 전자제품 생산 공장을 보유한 기업이 가장 큰 악영향을 받는 형태인 만큼 현실성은 다소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반도체가 탑재되는 모든 제품이 미국의 수입관세 대상에 놓이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경제일보는 완제품에 적용된 모든 반도체의 생산 국가를 파악하고 관세를 책정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가능성 낮은 정책으로 평가했다.

▲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1공장.
이는 트럼프 정부가 모든 산업에서 강조하는 상호관세 정책과 유사한 선상에 있다. 특정 국가나 기업의 반도체 수출 및 미국 생산량을 고려해 세율을 매기는 형태기 때문이다.
경제일보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에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TSMC가 2023년 전 세계에서 생산한 반도체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1600만 장 안팎인 반면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50만 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제일보는 생산 비중을 기준으로 트럼프 정부 반도체 관세가 책정되면 실제로 100% 이상의 세율이 결정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에 대부분의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도 미국의 관세 정책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제일보는 이러한 결정이 “한국과 대만뿐 아니라 미국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도체 기업들은 제4의 시나리오가 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예상보다 훨씬 완화된 조치가 적용되거나 대부분이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되는 일을 여전히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경제일보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며 “모두가 공식 발표를 기다리는 일 이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