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두 번 접는' 폴더블폰으로 승부, 노태문 기술 주도권과 판매량 다 잡나

▲  삼성전자가 2025년 '두 번 접는' 트리플 폴드 스마트폰으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이르면 2025년 3분기 ‘두 번 접는’ 폴더블폰으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 판매 성장이 정체되고, 중국 경쟁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차별화한 스마트폰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기술 주도권을 이어갈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6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화면을 두 번 접는 삼성전자의 트리플 폴드 폰이 올해 3분기 출시돼, 침체된 폴더블폰 시장에서 회사의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5’에서도 트리플 폴드폰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트리플 폴드폰은 펼쳤을 때 디스플레이 크기가 약 10인치에 달해, 태블릿PC인 갤럭시탭S9와 비슷한 크기의 화면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6인치 화면의 갤럭시Z폴드6보다 훨씬 넓어지는 것이다.

가격은 2천 달러(약 280만 원) 이상으로 책정되고, 초기에 20만 대 정도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에 폴더블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안쪽으로 두 번 접히는 디스플레이 ‘플렉스G’를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플렉스G를 소개하며 “디스플레이가 안쪽에 있어 외부 충격과 스크레치 등 내구성에 강해, 안정감을 가지고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3분기 '두 번 접는' 폴더블폰으로 승부, 노태문 기술 주도권과 판매량 다 잡나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새로운 폴더블폰이 필요한 시기다. 노 사장이 폴더블폰 판매 확대에 힘을 쏟고 있지만 판매량은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4년 폴더블폰 판매량은 약 900만 대로 2023년 대비 15% 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셈이다.

게다가 중국 경쟁 업체들의 폴더블폰 출시가 늘면서, 시장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은 56%로, 2023년 3분기 70%보다 14%포인트 감소했다.

세계 폴더블폰 시장 자체도 지난해 11%(판매량 기준) 성장하는 데 그쳤다. 아직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전체 스마트폰의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트리플 폴드 폰의 독특한 디자인과 활용성은 새로운 폴더블폰 수요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완전히 펼쳤을 때 1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이 제공되는 점은 태블릿PC를 대체할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힌지(경첩) 부분의 주름 현상이 개선되다면, 장기적으로는 태블릿PC 수요를 완전히 잠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완전히 펼친 상태, 부분적으로 접은 상태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영국 IT매체 테크레이더는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폴더블폰의 다음 단계는 트리플 폴드폰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삼성이 그 단계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트리플 폴드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4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9%로 애플(18%)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600달러(약 85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직 애플과 점유율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트리플 폴드폰 시장을 선점해 ‘폴더블폰=프리미엄’ 공식을 확립한다면, 향후 애플과 경쟁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는 게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노 사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 시도는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다”며 “완성도가 높아지고 새로운 생태계 구축이 완료되면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