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4-12-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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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가에서는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국인투자자 수급이 돋보이는 엔터주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외 정세 변동으로 반도체, 2차전지, 방산 등 국내증시 주도주가 힘을 못 쓰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대안으로 엔터주가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주식을 매몰차게 던지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도 일부 엔터주 종목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증권가의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마감하면서 총 2.88% 내렸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은 매 거래일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3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사태로 외국인들이 다시 코스피에서 발걸음을 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일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피를 5650억 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장기간의 매도세를 모처럼 멈췄으나 정국 불안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국내 증시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물품에 대해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으며 특히 중국을 대상으로는 최대 6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이에 일부 국가들이 미국에 보복성 관세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국내증시의 버팀목인 제조업, 특히 반도체, 2차전지, 방산 등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있다.
엔터주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증권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엔터주는 글로벌 경기나 정세와는 연관성이 크지 않아 개별적인 실적 기대감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팬덤은 관세로 막을 수 없다”며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피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업종은 팬덤의 우위를 지닌 엔터/콘텐츠 기업이다”고 말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이미 지난 2018년 미중 무역갈등 국면에서 엔터주가 아웃퍼폼한 것을 우리는 목격한 바 있다”며 “엔터 업종은 글로벌 산업에서 국내기업들을 대체할 만한 기업들이 없다”고 말했다.
엔터 업종엔 이미 개별적인 호재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중관계가 회복되고 있으며 올해 유달리 많은 수의 신인 그룹들이 데뷔함으로써 내년부터 개별 엔터주들의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인 그룹의 대규모 데뷔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과거 뉴진스와 르세라핌 등 사례를 참고하면 데뷔 첫 해 영업이익률은 -20% 수준에서 다음해 25%로 빠르게 성장한 바 있어 2025년 엔터주들의 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2023~24년까지는 신인 그룹이 데뷔하며 초기 비용을 투자하는 시기였으나 2025~26년부터는 수익화가 본격화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엔터주의 방어적인 성격은 주가 성적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5거래일 연속, 다시 같은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마감하면서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부진하던 것과 반대의 흐름을 보인 것이다.
▲ 소속 남성그룹 스트레이키즈가 서구권에서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JYP엔터테인먼트에 강한 외국인 순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강한 종목이 눈에 띈다. 바로 JYP엔터테인먼트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다.
외국인들은 JYP엔터테인먼트를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6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면서 총 1354억 원어치를 담았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면서 194억 원어치를 담았다.
JYP는 소속그룹인 스트레이키즈가 서구권 공연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향후 월드투어 기대감을 키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JYP엔터테인먼트 목표주가를 기존 8만 원에서 9만5천 원으로 높이며 “서구권 중심으로 스트레이키즈 대규모 투어 실적을 반영함에 따라 실적 전망치가 상향됐다”고 말했다.
와이지의 경우 로제의 솔로곡 ‘아파트’가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뒀으며 2025년에는 신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월드투어와 블랙핑크의 완전체 활동 재개를 앞두고 있어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와이지 목표주가를 기존 5만5천 원에서 6만 원으로 상향조정하며 “주력 걸그룹 블랙핑크의 완전체 활동으로 글로벌 공연 모객수가 증가하고 베이비몬스터의 빠른 글로벌 확장에 힘입어 팬층이 두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