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비상계엄이 선포됐으나 국회 의결을 거쳐 해제된 것은 민주주의가 안착했다는 의미라는 외신 논평이 나왔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논평을 내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수십 년 만에 가장 중요한 시험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몇 시간만에 국회가 절차를 거쳐 계엄령 해제안을 의결한 일을 언급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회에서 벌어지는 예산 싸움이 언론과 국회를 통제하고 도심에 군 인력을 배치하는 계엄령 선포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 비상계엄은 전쟁이나 국가 비상사태 등 극단적 상황에서만 선포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분명한 위협이 없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당인 국민의힘의 한동훈 대표마저 정부 계엄령 선포를 불법 및 위헌이라고 언급한 데 주목했다.
계엄령 선포와 같은 한국의 내분은 북한의 과감한 군사 행위를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국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만큼 바이든 정부가 윤 대통령에 계엄령 선포의 위험성에 관련한 조언을 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은 당장 직면한 위기를 피했지만 당분간 정치적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대통령 탄핵 추진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사태로 한국에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렸다는 점이 확인된 것은 긍정적 신호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시민들은 북한 및 독재자에 맞서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희생해 왔다”며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핵심 동맹국인 한국에 민주주의가 안착한 것은 안심할 만한 일”이라고 결론지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