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툴루즈 인근에 위치한 골페치 원자력발전소. <연합뉴스>
2일(현지시각) 영국 싱크탱크 토니블레어 연구소는 '신 원자력 시대' 보고서에서 이같은 주장을 담았다. 이 보고서는 원전이 갖는 리스크와 리턴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연구진은 체르노빌, 스리마일섬, 후쿠시마 사태로 이어지는 원전 사고들로 인한 피해가 다소 과장됐고 그로 인해 대중이 원전에 갖게 된 공포감이 과대해졌다고 지적했다.
영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 원전 인근 지역에 사는 주민이 관련 사고로 인해 사망할 확률은 100만 분의 1이었으나 석탄발전소 인근 주민은 100만 분의 29로 약 29배 높았다.
대중 건강에 미치는 피해는 석탄발전소가 훨씬 큰데도 극히 낮은 확률로 터진 사고의 건별 피해 규모가 너무 크다 보니 원전이 갖는 리스크가 실제보다도 훨씬 크게 느껴지게 된 셈이다.
그 결과 1960년대 매해 최대 60%였던 글로벌 원전 발전 증가율은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1980년대에는 연 평균 10~15%까지 떨어졌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인 2010년대에는 1~2%대로 떨어졌다.
연구진은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1986년 이후 성장률이 그 이전 5년과 같은 수준으로 2023년까지 이어졌다면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 등 원전 집중도가 높은 국가들의 전력 부문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3%에 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3년 기준 실제 원전 발전 비중은 평균 16.6%로 원전이 지금보다 두 배 많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들 원전 집중도가 높은 국가들이 원전 공백을 석탄과 가스발전소 등으로 대체함에 따라 1991년부터 2023년까지 배출된 온실가스 양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원전 성장률이 1980년대부터 꾸준히 유지된 가상 시나리오와 비교하면 1991년부터 2023년까지 원전 집중도가 높은 국가들이 실제 세계에서 배출한 온실가스 양은 약 24.2기가톤 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만약 원전 성장률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글로벌 전력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금보다 6%,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3% 더 줄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지금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순간이며 모든 유형의 청정 기술과 새로운 솔루션을 신속하게 배포해 모든 사람에게 청정 전력을 제공하기 위한 가속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달성하려면 우리는 원자력의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하고 새로운 원자력 르네상스든 뭐든 기후변화 대처에 도움이 되는 기술 도입에 대중의 우려가 진보를 방해하도록 놔둬선 안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