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해외 기지로 인도를 정조준하고 있다.
인도에서 대규모 인프라 공사 등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건설사들의 돌파구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대우건설의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 회장의 발걸음도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직접 인도를 방문해 공사현장을 찾고 현지 전략을 점검하는 등 대우건설의 인도 진출 확대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정 회장은 18일부터 22일(현지시각)까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단의 ‘인도시장조사단 출장’을 계기로 인도를 방문했다.
정 회장은 조사단과 함께 19일 우타르프라데시주의 그레이터 노이다 개발청(Greater Noida Authority)을 방문했다. 노이다는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 근처에 위치한 산업도시로 델리, 구르가온(구루구람)과 함께 광역수도권(NCR, National Capital Region)을 구성하고 있다.
쉬리 라비 쿠마르 N.G.(Shri Ravi Kumar N.G.) 그레이터 노이다 개발청 대표(CEO)는 정 회장에게 코리아타운 건설과 주택 건설 사업 참여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21일에는 인도 하리아나(Haryana)주 구루그람 공공사업부를 방문해 나야브 씽 사이니(Nayab Singh Saini) 하리아나주 총리와도 만났다.
하리아나주는 뉴델리 서쪽 평야 지대에 자리 잡은 지역이다. 특히 구루그람은 뉴델리 남쪽 약 30㎞에 위치한 인도 정보통신기술(IT)의 심장으로 ‘인도의 실리콘 밸리’로도 불리고 있다. 2016년까지는 구르가온이라 불렸으나 식민지 잔재 청산을 이유로 구루그람으로 이름을 바꿨다.
사이니 주지사는 이 만남에서 한국 건설 기업들의 구루그람 도시 개발 참여를 요청했다. 정 회장 또한 ‘하노이의 강남’을 구축한다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를 하리아나주에 도입하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화답했다.
구루그람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요 도시 개발 프로젝트로는 ‘글로벌 시티 구루그람’ 프로젝트가 꼽힌다.
하리아나주 산업·인프라개발 공사(HSIIDC)에서 진행하고 있는 해당 프로젝트는 약 400만㎡ 규모의 토지에 공공기관·주거·상업·행정·문화 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인도의 두 중심지 뉴델리와 뭄바이를 잇는 회랑에 위치해 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단의 인도시장조사단 출장의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인도를 바로 떠나지 않고 인도 비하르 교량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인도 공사 현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대우건설은 인도에서 비하르 교량 관련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비하르 교량 현장은 인도 비하르주 파트나(Patna) 지역의 갠지스강을 횡단해 비하르주 바이살리 비뒤퍼(Bidupur) 지역을 연결하는 횡단 교량과 접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인도를 향햔 정 회장의 관심과 노력을 놓고 현지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현지시각으로 20일 인도 뉴델리 마하트마 간디 추모원에서 인도 민간 최대 단체인 재외국민(NRI)복지재단으로부터 ‘마하트마 간디 국제상’을 수상했다. 마하트마 간디 국제상을 받은 한국인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구린더 싱(Gurinder Singh) NRI복지재단 회장은 시상식에서 "한국과 인도는 기술과 인프라 협력 등 경제 전반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대우건설을 이끄는 정 회장이 향후 한국과 인도 사이 다양한 분야 협력을 통한 양국 발전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인도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데는 국내 건설시장의 불황을 극복할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국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물론 삼성E&A, 현대엔지니어링 등 다른 국내 건설사에서도 인도를 향한 관심은 높아지는 분위기다.
삼성E&A는 올해 인도 뭄바이에 사무소를 설립했고 9월에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도 법인 인터뷰 시리즈 3편을 올렸다.
최근에는 기존 인도 동부 노이다에 더해 서부 뭄바이에 현지 사무소를 새로 열기도 했다. 삼성E&A는 삼성엔지니어링이던 1997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06년 델리에서 법인을 설립한 뒤 2009년 노이다로 이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또한 2024년 7월 인도 첸나이 지역에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개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의 우수한 인력 자원을 활용해 회사의 설계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도가 국내 건설사의 주목을 받는 까닭은 인구 대국이라는 점에 최근 경제 성장이 이어지면서 건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인도는 최근 인구 성장에 힘입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PFA)가 발표한 ‘2023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의 추정 인구는 14억2860만 명으로 14억2570만 명의 중국보다 많다.
인구 증가에 따라 건설 시장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2023년 기준으로 인도의 건설시장의 규모를 7900억 달러(약1090조 원)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보다 건설시장 규모가 큰 곳은 중국 2조7300억 달러(약 3760조 원), 미국 1조9800억 달러 뿐이다.
한국무역협회가 8월12일 발표한 ‘인도 건설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인도의 건설업은 9.6% 실적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11.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2028년에는 규모가 1조4천억 달러(약 192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인도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였다. 고용인원도 7100만 명으로 농업 다음으로 많았다.
인도 정부가 외국인직접투자(FDI) 관련해 우호적 정책을 내세우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데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국내 건설사들이 주목할 만한 요소다.
인도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 관련 규제 절차를 자동화하는 한편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절차가 진행되도록 10주 이내 처리를 의무화했다.
주거용 건물, 상업용 건물, 도로 또는 다리, 호텔 및 리조트, 병원, 교육 기관, 레크리에이션 시설, 도시 및 지역 수준의 인프라 개발 등 건설 프로젝트 역시 인도 정부의 우호적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정책에서 예외가 아니다.
해외건설협회는 인도 건설시장의 전망을 놓고 "2024년 인도 건설시장 규모는 8870억 달러로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시장이 될 것"이라며 "가티샥티 국가 마스터플랜 등 정부의 인프라 주도 성장정책 추진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홍준 기자
인도에서 대규모 인프라 공사 등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건설사들의 돌파구로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대우건설의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 회장의 발걸음도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왼쪽)이 현지시각으로 19일 인도건설산업개발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27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직접 인도를 방문해 공사현장을 찾고 현지 전략을 점검하는 등 대우건설의 인도 진출 확대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정 회장은 18일부터 22일(현지시각)까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단의 ‘인도시장조사단 출장’을 계기로 인도를 방문했다.
정 회장은 조사단과 함께 19일 우타르프라데시주의 그레이터 노이다 개발청(Greater Noida Authority)을 방문했다. 노이다는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 근처에 위치한 산업도시로 델리, 구르가온(구루구람)과 함께 광역수도권(NCR, National Capital Region)을 구성하고 있다.
쉬리 라비 쿠마르 N.G.(Shri Ravi Kumar N.G.) 그레이터 노이다 개발청 대표(CEO)는 정 회장에게 코리아타운 건설과 주택 건설 사업 참여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21일에는 인도 하리아나(Haryana)주 구루그람 공공사업부를 방문해 나야브 씽 사이니(Nayab Singh Saini) 하리아나주 총리와도 만났다.
하리아나주는 뉴델리 서쪽 평야 지대에 자리 잡은 지역이다. 특히 구루그람은 뉴델리 남쪽 약 30㎞에 위치한 인도 정보통신기술(IT)의 심장으로 ‘인도의 실리콘 밸리’로도 불리고 있다. 2016년까지는 구르가온이라 불렸으나 식민지 잔재 청산을 이유로 구루그람으로 이름을 바꿨다.
사이니 주지사는 이 만남에서 한국 건설 기업들의 구루그람 도시 개발 참여를 요청했다. 정 회장 또한 ‘하노이의 강남’을 구축한다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를 하리아나주에 도입하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화답했다.
구루그람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요 도시 개발 프로젝트로는 ‘글로벌 시티 구루그람’ 프로젝트가 꼽힌다.
하리아나주 산업·인프라개발 공사(HSIIDC)에서 진행하고 있는 해당 프로젝트는 약 400만㎡ 규모의 토지에 공공기관·주거·상업·행정·문화 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인도의 두 중심지 뉴델리와 뭄바이를 잇는 회랑에 위치해 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단의 인도시장조사단 출장의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인도를 바로 떠나지 않고 인도 비하르 교량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인도 공사 현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오른쪽 세 번째)가 현지시각으로 24일 인도 비하르 교량 건설현장을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대우건설>
현재 대우건설은 인도에서 비하르 교량 관련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비하르 교량 현장은 인도 비하르주 파트나(Patna) 지역의 갠지스강을 횡단해 비하르주 바이살리 비뒤퍼(Bidupur) 지역을 연결하는 횡단 교량과 접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인도를 향햔 정 회장의 관심과 노력을 놓고 현지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현지시각으로 20일 인도 뉴델리 마하트마 간디 추모원에서 인도 민간 최대 단체인 재외국민(NRI)복지재단으로부터 ‘마하트마 간디 국제상’을 수상했다. 마하트마 간디 국제상을 받은 한국인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구린더 싱(Gurinder Singh) NRI복지재단 회장은 시상식에서 "한국과 인도는 기술과 인프라 협력 등 경제 전반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대우건설을 이끄는 정 회장이 향후 한국과 인도 사이 다양한 분야 협력을 통한 양국 발전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인도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데는 국내 건설시장의 불황을 극복할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국가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물론 삼성E&A, 현대엔지니어링 등 다른 국내 건설사에서도 인도를 향한 관심은 높아지는 분위기다.
삼성E&A는 올해 인도 뭄바이에 사무소를 설립했고 9월에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도 법인 인터뷰 시리즈 3편을 올렸다.
최근에는 기존 인도 동부 노이다에 더해 서부 뭄바이에 현지 사무소를 새로 열기도 했다. 삼성E&A는 삼성엔지니어링이던 1997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06년 델리에서 법인을 설립한 뒤 2009년 노이다로 이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또한 2024년 7월 인도 첸나이 지역에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개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의 우수한 인력 자원을 활용해 회사의 설계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도가 국내 건설사의 주목을 받는 까닭은 인구 대국이라는 점에 최근 경제 성장이 이어지면서 건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인도는 최근 인구 성장에 힘입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PFA)가 발표한 ‘2023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의 추정 인구는 14억2860만 명으로 14억2570만 명의 중국보다 많다.
인구 증가에 따라 건설 시장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2023년 기준으로 인도의 건설시장의 규모를 7900억 달러(약1090조 원)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보다 건설시장 규모가 큰 곳은 중국 2조7300억 달러(약 3760조 원), 미국 1조9800억 달러 뿐이다.
한국무역협회가 8월12일 발표한 ‘인도 건설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인도의 건설업은 9.6% 실적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11.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2028년에는 규모가 1조4천억 달러(약 192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인도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였다. 고용인원도 7100만 명으로 농업 다음으로 많았다.
인도 정부가 외국인직접투자(FDI) 관련해 우호적 정책을 내세우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데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국내 건설사들이 주목할 만한 요소다.
인도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 관련 규제 절차를 자동화하는 한편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절차가 진행되도록 10주 이내 처리를 의무화했다.
주거용 건물, 상업용 건물, 도로 또는 다리, 호텔 및 리조트, 병원, 교육 기관, 레크리에이션 시설, 도시 및 지역 수준의 인프라 개발 등 건설 프로젝트 역시 인도 정부의 우호적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정책에서 예외가 아니다.
해외건설협회는 인도 건설시장의 전망을 놓고 "2024년 인도 건설시장 규모는 8870억 달러로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시장이 될 것"이라며 "가티샥티 국가 마스터플랜 등 정부의 인프라 주도 성장정책 추진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