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에 공장을 설립한 한국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사에 수혜로 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SK온 등 한국 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외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서 선제적으로 미국 내 생산설비를 구축해 제조 거점을 다변화한 성과가 정책적 수혜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전기차 전문지 인사이드EV는 11일 “삼성과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시대를 맞아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며 “선제적 투자 결정이 빛을 보게 됐다”고 보도했다.
인사이드EV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 산업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며 큰 정책 변화를 예고했지만 한국 기업들은 이에 충분히 대응할 능력을 갖춰냈다고 바라봤다.
이들 기업이 미국 내 전기차와 배터리 설비 투자를 서둘러 이미 생산 체계를 구축했거나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어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뒤 세제혜택 또는 보조금이 줄어들어도 한국 기업들이 미국 진출 계획을 축소하거나 연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SK온 모두 기존에 목표로 한 투자 규모와 일정을 달성하려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사이드EV는 트럼프 정부에서 전기차 및 배터리와 관련한 정책 변화가 추진되더라도 한국 기업들이 받을 타격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했다.
미국 정부가 주요 산업에서 중국에 의존을 낮추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공산이 커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한 한국 기업들이 여전히 수혜를 볼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특히 미국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정부에서 꾸준한 정책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배경으로 꼽현다.
인사이드EV는 “한국 배터리 3사는 현대차와 기아 이외에 포드, GM, 스텔란티스와 협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한 것”이라고 전했다.
▲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 |
현대차 역시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더라도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차기 정부가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철회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기업들이 생산 설비를 구축한 ‘배터리 벨트’ 지역을 대표하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에 반기를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 지원 정책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려면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여당인 공화당에서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면 실현되기 어렵다.
더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 공약을 앞세웠던 만큼 이런 목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불이익을 줄 이유도 분명하지 않다.
인사이드EV는 결국 한국 제조사들이 미국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더욱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바라봤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전기차 지원 정책이 큰 폭으로 축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낙관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인사이드EV는 이런 관점에 동의하며 현대차와 한국 배터리 3사의 미국 투자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출시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전문 컨설턴트 돈 서더튼은 인사이드EV에 “트럼프 정부가 중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막는 정책을 펼칠수록 한국 기업들에 수혜가 돌아갈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전기차 지원 정책을 폐기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