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아이폰의 인도 공장 생산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중국 규제가 강화되면서 미국에 반감을 갖고 있는 중국 시장 대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도에서 스마트폰 매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 애플이 중국 판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인도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블룸버그는 28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의 인도 아이폰 수출이 올해 4~9월까지 6개월 동안 3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산 아이폰을 60억 달러(약 8조3천억 원) 수출했다. 올해 회계연도 기준으로는 100억 달러(약 13조8천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인도에서 제조 역량을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 미국이 강화된 대중 제재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미국 기업에 대한 반감이 커진 중국 시장을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여전히 애플에게 중국은 가장 큰 시장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제조와 판매 대부분을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조만간 인도가 애플의 주요 시장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다만 애플은 지정학적 위험도를 분산하기 위해 인도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콘, 페가트론, 타타 등 애플의 아이폰 위탁 제조사 3곳은 인도 남부 공장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 첸나이시 폭스콘 공장은 인도 아이폰 판매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지만, 최근 타타일렉트로닉스의 아이폰 생산량도 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인도 카르나타카주에 있는 타타일렉트로닉스 공장에서 17억 달러(약 2조3천억 원) 어치의 아이폰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을 생산을 늘려가는 만큼, 현지 판매량을 늘리는 데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가 현지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스마트폰 부품 수입 관세를 낮추면서, 인도에서 생산해 현지 판매하는 아이폰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7월 인도 정부가 스마트폰 수입 관세를 20%에서 15%로 내리자, 애플은 인도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가격을 5%가량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기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3.2%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
판매량 기준에서는 중국 샤오미와 비보에 밀려 3위를 차지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를 늘려가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애플은 매출 기준 16.3% 점유율로 인도 3위다. 다만 인도 시장 생산량이 늘어나고 관세 혜택에 따라 이전 세대 아이폰 가격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를 빠르게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애플은 2분기 인도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에서 3위를 기록했는데, 최근 아이폰 전체 제품군에 걸쳐 가격 인하가 이뤄지고 있어 3분기엔 점유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라인업을 인도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특히 보급형 스마트폰 시리즈 판매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 시장에 갤럭시A06과 갤럭시M55를 출시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