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당분간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증가세가 이어지고 공사비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며 건설사들의 부담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21일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과 지방의 온도차가 극명하다”며 “서울 부동산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지방 부동산 가격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iM증권 “준공 후 미분양 최소 내년 1분기까지 증가, 지방 부동산 예측 어려워”

▲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21일 지방 미분양 증가 등의 이유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2025년 1분기까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배 연구원은 서울 가격 상승이 지방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낙관적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때는 주택 부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이 크게 낮아지고 건설사들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지속하는 비관적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지방은 여전히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미분양이 크게 늘어난데다 지방의 가계 소득과 투자수요도 높아진 공사비에 따른 분양가 상승폭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 연구원은 지방 아파트의 부정적 시황을 보여주는 사례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세대 7만4천 호 가운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이 5만9천 호라는 점을 짚었다.

배 연구원은 “분양 물량 부진으로 미분양 세대 수 증가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건설사·시행사의 수익성 악화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준공 후 미분양 세대 수는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5천 세대로 아직 위협적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으나 최소 2025년 1분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서울 가격 상승이 지방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 미분양 문제는 2025년 상반기 이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사 가운데에는 분양경기가 악화된 2022년 착공 현장이 많은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이 상대적으로 미분양 위험이 높은 곳으로 꼽혔다.

현대건설은 2021~2022년 착공한 건축부문 연면적 비중이 전체 60%로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건축/주택부문에서 유의미한 원가율 개선은 2025년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5년 상반기 이후 원가율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생활형 숙박시설(생숙) 입주 위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건설 중인 대형 생숙 가운데 창원 생숙은 분양이 호조를 보였으나 여의도 생숙은 분양율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GS건설은 2021~2022년 건축부문 착공 면적 비중이 56%로 원가율 개선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산자이 그랜드파크, 원주자이 센트로, 대구시 아파트와 경기 별내 생숙에서 일부 미분양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관련 위험 확인 필요성이 떠올랐다.

대우건설은 2021년 이후 착공 현장이 대거 준공 절차에 들어가 원가율 개선 속도가 다른 건설사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2분기 기준 미분양 세대가 6600여 세대로 경쟁사 대비 높고 준공 후 미분양 세대 등에 1600억 원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DL이앤씨는 2023년 착공 부진과 높은 지방 비중으로 원가율 개선이 경쟁사보다 느릴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착공 면적 중 광역시 제외 지방 비중이 34%로 높고 경남 양산·인천 미추홀 등 물류센터 관련 위험을 확일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공사비 급등, 미분양 증가, PF 우발채무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전체 사업비의 40~60%를 차지하는 공사비는 노임단가 상승 등으로 하락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