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에 안팎의 경제환경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속속 상반기 실적을 확정짓고 있다. 어려운 조건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려는 노력은 모든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다를 바 없겠지만 특히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이들은 더욱 성과가 절실하다. 비즈니스포스트는 국내 주요 기업 임기 말 CEO들의 실적 현주소를 점검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남은 과제와 연임 가능성 등을 가늠해 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연임 시험대 오른 삼성전자 노태문, 하반기 AI 폴더블폰 흥행 중요
 ②지배구조 수술 앞둔 NH농협금융, 이석준 상반기 호실적에도 밝지 않은 연임의 길
 ③KB국민은행 홍콩 ELS 위기 방어 성공, 이재근 2연임 가능성 높였다 
 ④삼성전기 장덕현 임기 막판 실적반등, 경계현과 다른길 가나
 ⑤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매출 15조 눈앞, 수익성과 신뢰 회복 막판 스퍼트 
 ⑥`1년 더` 받은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거세지는 카카오 사법리스크에 촉각
 ⑦험지 전문’ 롯데하이마트 남창희, 체질개선 노력 인정받아 연임 기회 잡나 
 ⑧상반기 성적 아쉬운 백정완, 하반기 대우건설 해외수주 확보 전력투구 
 ⑨`2번째 임기 마지막 해 최대실적 기조`, 송호성 기아 사장 전기차 대중화시대 선봉 
 ⑩한화생명 여승주 3연임 성공할까, 제판분리 성과에 경영승계 뒷받침 과제 안아 
 ⑪한화 건설부문 실적 고민 커져, 김승모 복합개발사업 본격화로 반등 기반 다진다
 ⑫롯데웰푸드 해외사업 ‘맑음’, 이창엽 ‘해외 전문가’ 주특기 살릴 연임에도 청신호

[비즈니스포스트]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마지막 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대우건설이 상반기 건설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백 사장은 하반기 해외사업 성과를 올리기 위해 더욱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CEO중간점검] 대우건설 상반기 업황 직격탄, 임기 마지막 해 백정완 해외수주 전력투구

▲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수주를 확보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의 말을 종합해 보면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3088억 원, 영업이익 2196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44.3% 감소했다.
국내 건설시장 불황에 따른 영향을 대우건설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준공후 미분양 주택에 따른 영향은 뼈아팠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대우건설 주식에 ‘중립’ 투자의견을 제시하며 “공사 미수금 상각에 따른 영업이익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미분양 주택은 모두 6600세대”라며 “올해 상반기 동안 미분양 주택이 2천 세대 가량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준공후 미분양 주택의 증가 문제는 현재 대우건설 뿐 아니라 국내 건설업계 전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정부 역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최근 내놓은 8·8 부동산 대책에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면 원시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하는 방안과 CR리츠를 도입해 지방 미분양을 사들이도록 하는 방안 등 관련 대응 내용을 담기도 했다.
국내 건설시장의 불황이 단기간에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결국 백 사장의 돌파구는 해외 수주 확대일 수밖에 없다.
대우건설에는 현재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사업, 리비아 인프라 재건 사업, 이라크 알포 해군기지 사업 등 올해 내에 수주 가능성이 큰 대형 해외 프로젝트 몇 건이 대기 중이다.
게다가 대우건설이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참여한 체코 원전의 수주 성공 등도 장기적으로 해외수주 확대에 긍정적 요소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모멘텀은 하반기부터 풍부한 상황”이라며 “체코, 폴란드 등 해외 원전 중기 모멘텀은 이제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바라봤다.
올해 대우건설의 성적은 백 사장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백 사장은 2022년 3월부터 대우건설 대표이사를 맡아 2025년 2월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올해가 대우건설을 이끄는 마지막 해로 예고된 상황이다.
백 사장이 1985년 대우건설 입사해 현재까지 일하고 있는 39년 대우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종의 미를 거둘 시기인 셈이다.
다만 임기를 마친 뒤 상황에 따라 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 사장의 전임자인 김형 전 사장 역시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백 사장은 대우건설에 입사한 뒤 대우건설의 주요 아파트 시공 현장에서 현장소장으로 두루 경험을 거친 뒤 2013년부터 주택사업본부 임원을 맡았다. 주택사업은 대우건설의 핵심 사업문이다.
이후 2016년 주택사업본부장, 2017년 리스크관리본부장을 거쳐 2018년 다시 주택사업본부장이 된 뒤 2022년에 사장이 됐다.
백 사장은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임명한 첫 사장이기도 하다. 중흥그룹은 새로 인수한 대우건설의 조직 안정을 위해 내부 신망이 높은 백 사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 사장은 임기 첫해인 2022년에는 매출 10조4192억 원, 영업이익 7600억 원이라는 성적표로 대우건설의 역대 최고 영업이익 기록을 냈다.
하지만 2023년에는 매출 11조6478억 원, 영업이익 6625억 원으로 매출이 늘었으나 영업이익 신기록을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백 사장은 올해 국내 건설시장의 업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과 함께 해외에서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백 사장은 5월 체코에서 열린 원전포럼에 참여해 직접 체코원전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에 나섰다. 한국-캄보디아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린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캄보디아 월드브릿지그룹과 개발사업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6월에는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해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비료공장 사업을 논의했다. 한국-아프리카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한한 필리프 자신투 뉴시 모잠비크 대통령과 무사 알 코니 리비아 대통령위원회 부의장도 만나는 등 해외 시장 고위지도자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백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도급을 넘어 개발사업도 선별 추진해 사업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