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생산 맡긴 AI반도체 스타트업 그로크, 기업가치 ‘25억 달러’ 추산

▲ 조너선 로스 그로크 설립자 겸 CEO가 2월2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웹 서밋에 참석해 진행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로크>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그로크(Groq)가 3조 원이 넘는 기업 가치로 평가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로크는 삼성전자와 4나노(㎚, 1나노는 10억분의 1) 파운드리 공정에서 반도체를 위탁생산한다는 내용으로 정식 협력을 맺은 업체다. 

26일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취재원들 발언을 인용해 “블랙록이 주도하는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그로크의 기업 가치는 25억 달러(약 3조4781억 원)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그로크는 한 달 전인 5월 3억 달러(약 4174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노린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당시에는 주요 투자자나 기업 평가액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보도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포함한 잠재 투자자들이 그로크의 기업 가치를 얼마로 가늠하는지 알려진 것이다.

그로크가 현재까지 모은 누적 투자 금액은 모두 3억6700만 달러(약 5106억 원)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로크는 2021년에도 3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었는데 당시보다 기업 가치가 이미 두 배 이상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로크는 구글에서 자체 프로세서 ‘텐서’ 시리즈 설계를 맡았던 조너선 로스가 2016년 설립한 기업이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적합한 초고속 언어처리장치(LPU)를 개발해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그로크에 따르면 LPU는 기존에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속도는 10배 이상 빠르고 비용은 10분의 1 수준이다. 

그로크는 향후 출시가 예정된 2세대 LPU 제품을 삼성전자의 4나노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이 완공되면 이곳에서 그로크 반도체를 위탁생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로크의 신규 자금 조달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기업 가치 등) 조건도 바뀔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