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수주 목표 상반기에 넘친다, 밀려드는 발주에 즐거운 비명

▲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신조선 수주가 증가함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 연간 전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중공업이 기대치 않은 수주가 몰리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선박 건조를 위한 도크가 이미 꽉 찼는데 수주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해상 운임료 상승으로 컨테이너선 등의 새 선박 건조를 발주하는 세계 해운사들이 늘어남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이 올 상반기에 올해 전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23일 외신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이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최근 해운 전문 매체 스플래시247은 HD현대중공업이 프랑스 해운사 CMA CGM과 5조 원 규모의 1만6천 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과 1만3천 TEU급 8척에 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엔 HD현대중공업은 오세아니아와 유럽 선사로부터 총 2조7천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 LNG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14척 건조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번 CMA CGM와 건조의향서가 본계약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만 총 21조7800억 원 가량의 수주고를 올리게 된다.

올해 수주 목표 18조7300억 원을 16% 이상 초과하는 것이다.

심지어 CMA CGM과 본계약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이미 올해 수주 목표의 90%(약 16조9300억 원)를 달성했다.
 
HD현대중공업 수주 목표 상반기에 넘친다, 밀려드는 발주에 즐거운 비명

▲ 사진은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이같은 수주 릴레이는 당초 예상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올해 초 증권가와 시장 분석 업체들은 공급과잉에 따른 시장 포화를 우려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초 올해 컨테이너선 공급과잉 우려가 지배적이었고, 컨테이너선 추가 발주 기대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는 국제 분쟁으로 해상 운임료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19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379포인트로 연초와 비교해 92% 상승했다.

중동 분쟁, 특히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 홍해 공격에 따라 해상 운임료 상승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글로벌 선주사들은 컨테이너선 등의 신조선 발주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 측은 “해상 운임 강세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컨테이너선 발주가 기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HD현대중공업 수주 목표 상반기에 넘친다, 밀려드는 발주에 즐거운 비명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의 모습.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 조선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선박 건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덴마크 해운 분석 업체 빔코는 올해 6월 기준 세계 조선 주문량은 1억3300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분석했다.

이는 2020년 최저치(7700만 CGT)와 비교해 72.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상반기 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2020년에 비해 각각 35%, 30% 증가했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 도크는 2027년까지 인도할 선박일감으로 일찌감치 동이 났다. 

스플래시247의 덴마크 출신 정보원은 “주요 해운사들은 이미 수용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진 아시아 조선사에 일부 도크라도 확보하기 위해 건조의향서(LOI)에 잇달아 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의 CMA CGM 수주와 관련해 “2027년 인도 물량이기 때문에 이번 수주가 이뤄진다면 HD현대중공업의 2027년 물량 도크 슬롯은 모두 소진된다”고 말했다.

발주가 밀려들면서 신조선가가 덩달아 높아졌고, 조선업계 초호황을 맞고 있다.

최근 계약된 1만6천 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약 2775억 원으로,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같은 규모의 선박(약 2600억 원)보다 5% 가량 올랐다. 8천 TEU급 선박 가격은 약 1942억 원으로 지난해(약 1724억 원)에 비해 10% 이상 올랐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