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역보복 가능성에 희토류 대체 수급처 뜬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주목

▲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무역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자 대체 수급처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은 호주 라이나스에서 생산하는 희토류 샘플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전기차 관세 인상 등 보호무역 조치에 맞서 산업 필수소재인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보복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떠오른다.

이에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희토류 조달처를 중국 이외 지역으로 다변화하려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의 노력이 외국언론에서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는 19일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이 최대 생산국인 중국에 의존을 낮추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희토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희귀 금속원소를 의미한다. 이 가운데 일부가 전자제품과 배터리, 우주항공 및 에너지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필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희토류 가운데 영구자석은 전기차와 풍력발전 터빈, 드론 등에 필요해 관련 기업들의 조달처 다변화가 최근 들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영구자석 등 희토류 글로벌 공급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제한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최근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 등에 고율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유럽연합도 뒤를 따라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기차 관세율을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중국이 이들 국가에 맞서 무역보복 성격의 조치를 내놓으며 서방 국가들이 크게 의존하고 있는 희토류 공급망을 규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만약 중국의 희토류 공급이 끊긴다면 반도체와 친환경 에너지, 전기차 등 글로벌 핵심 산업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희토류 수급처를 중국 이외 지역으로 다변화하려는 여러 제조사 및 자원 공급업체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서방 국가들의 희토류 공급망 중국 의존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는 여러 기업을 예시로 들었다. 이들 기업은 희토류 화합물 생산 설비를 보유하거나 신설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희토류 최대 생산업체인 호주 라이나스레어어스와 벨기에 화학기업 솔베이, 독일 바쿰슈멜츠와 영국 레스커먼메탈스 등 업체가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제시됐다.

로이터는 한국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과 호주, 베트남에서 영구자석을 확보해 내년부터 미국과 독일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공급망 다변화 사례로 꼽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북미와 독일에서 각각 수천억 원대의 영구자석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희토류 생산은 협력사인 성림첨단산업이 담당한다.

로이터는 일본도 신에츠화학, TDK 등 기업을 통해 자동차와 IT산업에 쓰이는 영구자석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중국 정부가 실제로 희토류 수출 제한과 같은 극단적 무역보복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꾸준히 나온다.

미국과 유럽에서 더 강력한 대중국 규제를 불러올 공산이 크고 중국 수출경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런 분석이 근거로 제시된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제조사들의 노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는 최근 정부 차원에서도 희토류를 구매해 재고를 축적하는 등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에 맞서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