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승인에 필요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상화폐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일부 가상화폐 분석가들은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다가 갑자기 태도를 돌변한 원인으로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꼽는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화폐 투자자의 표심을 고려한 조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알트코인 모멘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될까, 미국 SEC 변심에 쏠리는 눈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거래 승인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했다는 소식에 이더리움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 <연합뉴스>


21일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오후 2시41분 이더리움은 1ETH(이더리움 단위)당 24시간 전보다 15.44% 급등한 498만8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빗썸 기준 올해 3월 575만6천 원까지 상승한 뒤 지속 하락하며 최근 4천만 원 초반대까지 내려앉았는데 불과 하루 사이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이번 급등은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 승인과 관련해 전향적 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작됐다.

SEC는 23일로 다가온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 승인 결정을 앞두고 거래소와 자산운용사에 22일 오전까지 거래규칙변경 관련 신고서(19b-4 서류)를 수정해서 다시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

가상화폐업계는 그동안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때와 달리 이더리움 현물 ETF와 관련해서는 거래소나 자산운용사와 아무런 협의를 진행하지 않아 승인 가능성을 낮게 바라봤다. 

하지만 이번 SEC의 움직임에 이더리움 현물 ETF도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전망이 180도 바뀐 것이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연구원은 19일(현지시각)만 하더라도 올해 안에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낮다고 부정적 예측을 내놨지만 SEC의 소식이 전해진 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기존 25%에서 75%까지 높여 잡았다.

에릭 발추나스 연구원은 올해 초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예측하면서 가상화폐업계에서 유명세를 탔다.    

SEC가 갑자기 태도를 돌변한 이유를 두고 전문가들은 SEC가 미국 정치권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에릭 발추나스 연구원은 20일(현지시각) X에 올린 글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 사안이 점점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 SEC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상원과 하원은 SEC에서 은행의 가상화폐 자산보관서비스를 막는 회계지침을 뒤집는 결의안을 공화당과 민주당의 초당적 지지로 통과시켰는데 이런 의회의 태도는 가상화폐에 강한 규제를 주장하는 SEC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게다가 미국 의회에는 가상화폐를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간주하는 법안도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마저 의회를 통과한다면 이더리움의 증권성을 이유로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주저해온 SEC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 
 
‘알트코인 모멘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될까, 미국 SEC 변심에 쏠리는 눈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 승인을 주저하다가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을 두고 일부 분석가들은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사진은 이더리움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이런 상황에서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불승인할 경우 가상화폐에 친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미국 의회의 SEC를 향한 비판은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특히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승인하지 않는다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미국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SEC가 태도를 바꾸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유세에서 가상화폐를 규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표심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EC의 불승인 결정은 민주당에 선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 승인에 필요한 절차가 남아 있다”며 “발추나스 연구원이 말한 것처럼 실제 서류가 어떻게 왔다 갔다 하는지를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