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취임 1년차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의 부담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이 1분기 국내 항공사 중 홀로 적자로 돌아서며 수익성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수익성 나홀로 뒷걸음, 원유석 '구조조정 없는 통합' 부담 커지나

▲ 아시아나항공이 1분기 국내 주요 항공사 중 유일하게 적자로 돌아서면서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의 부담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적자가 지속된다면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논리에 설득력이 붙을 수 있다.

17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항공사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적자를 기록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사업구조가 비슷한 대형항공사(FCS) 대한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1분기 영업이익률이 모두 10%를 넘겼다. 아시아나항공이 다른 항공사와 비교해 효율적이지 않은 비용구조를 지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적자의 원인으로 사업량 증대, 원/달러환율의 상승 등을 꼽았지만 이는 다른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로 겪었던 문제다.

아시아나항공의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별도기준 영업비용은 1분기 1조664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2.0%(3천억 원) 늘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21.8%가 늘어난 대한항공과 차이가 별반 나지 않지만 이전부터 영업이익률이 낮았던 아시아나항공을 적자로 돌리기엔 충분했다.

항목별 증가폭을 살펴보면 △운항비용 622억 원 △연료유류비 595억 원 △임차료/상각비 565억 원 △외주수리비 505억 원 △인건비 180억 원 △판매직접비 및 기타비용 537억 원 등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적자 전환은 그동안 꾸준히 지적된 아시아나항공의 영업력 훼손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영업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지만 2022년까지는 항공화물업계의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지표상으로는 영업력 훼손이 드러나지 않았다.

2023년들어 항공화물 운임이 하락한 영향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률이 6.4%에 그쳤다. 주요 항공사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낮았다.

올해 1분기에는 수송 실적마저 떨어지면서 항공화물 사업이 더욱 수렁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항공화물 수송실적은 8억4400만톤킬로미터로 지난해 1분기보다 9% 줄었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은 21억6500만톤킬로미터를 수송하면서 지난해 1분기보다 7.4% 늘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의 매각이 추진되자 기존 화주들이 이탈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화물 사업 매출 하락은 벨리카고 공급 증가로 인한 경쟁확대와 구조적 비수기가 겹친 영향이다"며 "화주이탈은 없다”고 설명했다.

취임 1년 차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든 원 사장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용구조의 비효율이 지속된다면 향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해외 경쟁 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을 승인받으며 일부 노선에서 경쟁 항공사의 진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노선의 운항 횟수가 줄어들어 기존과 동일한 수의 인력·기재를 투입하지 않아도 노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이후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줄곧 강조해 왔지만 여기에는 ‘인위적’이라는 단서가 항상 붙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수익성 나홀로 뒷걸음, 원유석 '구조조정 없는 통합' 부담 커지나

▲ 해외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영업력 훼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꾸준했지만 2022년까지는 항공화물 사업의 호황으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은 곧 성사 여부가 판가름 나기 직전이다. 미국 법무부의 기업결합 심사와 유럽 경쟁 당국이 요구한 시정조치 이행이 남아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에도 2년간 양대 항공사 체제를 유지한 뒤 통합을 실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여객사업, 특히 중국 노선의 회복에 희망을 걸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하반기 중국노선의 회복이 예상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며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 사장은 1964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뒤 인사팀장, LA화물지점장, 경영관리본부장, 화물본부장 등을 거친 인사, 화물 분야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22년 12월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수행하다가 2023년 3월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2023년에는 부사장으로 2024년에는 사장으로 연이어 승진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