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덤핑'을 통해 태양광 시장과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BYD 전기차 '아토3' 홍보용 이미지. < BYD >
특히 중국 전기차 1위 기업인 BYD가 1만 달러(약 1348만 원) 미만의 차량을 선보이는 등 가격 공세에 더욱 힘을 실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9일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중국 경제 성장세가 최근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반면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CNN은 중국에서 제조된 태양광과 철강, 자동차 등 제품이 결국 낮은 가격에 해외시장으로 유입되는 덤핑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9년 4천억 달러에서 2023년 9천억 달러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에 초반부터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앞세워 자국 내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업체들의 급성장을 주도해 왔다.
결과적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에 가까워졌고 주요 업체들의 생산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과잉 생산된 전기차의 해외 수출을 유도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CNN은 미국과 유럽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에 해당하는 태양광 제품에 이어 전기차 분야까지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글로벌 태양광 제품 시장은 이미 중국 업체들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영역으로 자리잡았다. 중국에서 생산된 태양광 모듈 등이 저가에 다수 공급되며 공격적인 덤핑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BYD를 필두로 한 중국 전기차 제조사도 이러한 전례를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CNN은 BYD가 최근 1만 달러를 밑도는 가격의 전기차 신모델을 선보인 반면 테슬라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3 가격은 3만9천 달러에 이른다며 큰 차이를 보인다고 전했다.
리창 중국 총리가 최근 태양광과 전기차, 배터리를 중국의 3대 전략적 수출 상품으로 강조한 점도 덤핑이 본격화될 가능성에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일을 경계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성명을 통해 “중국이 불공정한 방식을 통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려 한다”며 “중국산 자동차 수입 증가는 국가 안보에 위협적”이라고 언급했다.
유럽연합도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정책적 지원을 실시하는 것과 관련해 덤핑을 유도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도 국제무역기구(WTO)를 통해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중국산 제품을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제소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시장 조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산 제품의 과잉 공급과 저가 공세는 결국 지정학적 긴장감을 조성해 무역 장벽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수출 확대가 선진국의 물가 안정화에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며 고율 관세 부과 등 무역제재가 이뤄진다면 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