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수주 실적을 올리며 기술력과 경험을 쌓아나가고 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부회장이 국내 시장에서의 가스터빈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사업 역량 축적, 정연인 해외시장 공략 서둘러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부회장이 가스터빈사업을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안착시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정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가스터빈 홍보 차 필리핀 마닐라에 출장했을 때 페르디난드 마틴 고메즈 로무알데즈 필리핀 하원의장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두산에너빌리티>


28일 두산에너빌리티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가스터빈을 수소터빈으로 고도화하는 기술개발과 더불어 가스터빈 사업확대를 위한 해외진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한국남부발전과 2800억 원 규모의 안동복합발전소 2호기 주기기 공급계약을 맺고 초대형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배열회수보일러(HRSG)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한국중부발전과 보령신복합발전소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초대형 가스터빈을 수주한 데 뒤이어 두 번째로 확보한 초대형 가스터빈 일감이다. 

가스터빈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차세대 원전, 신재생에너지, 수소사업과 함께 4대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차세대 먹거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화석연료발전을 비롯한 전통 에너지 기자재 중심의 사업구조를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해 성장사업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가스터빈은 수소터빈 개발에 활용되는 원천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확대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 대다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친환경 연료로 수소를 꼽고 있다. 

가스터빈은 가스와 수소를 섞어 발전하는 수소혼소터빈, 수소만으로 발전을 하는 수소전소터빈으로 점진적으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사업 역량 축적, 정연인 해외시장 공략 서둘러

▲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과 수소 사업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두산에너빌리티도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2020년부터 국책과제로 수소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2025년가지 50% 수소혼소터빈을, 2027년까지 수소전소터빈을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연구개발을 진행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의 해외시장 확대도 꾀한다. 

정연인 부회장은 해외 출장을 통해 직접 한국형 가스터빈 기술력 홍보에 나서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1월 필리핀의 한 스포츠행사에 홍보 전시관을 설치해 필리핀 에너지 분야 기업 관계자들에게 한국형 가스터빈과 수소터빈을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때 정 부회장도 김정관 부사장 등과 행사에 참석해 필리핀 의회, 정부 관계자, 메랄코(필리핀 최대 송배전 기업), 아보이티즈(필리핀 개발사업자) 등 잠재 고객사 관계자들을 만났다.  

필리핀은 한국과 동일한 전기 주파수(60Hz)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진출하기 용이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당시 정 부회장은 “그동안 필리핀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하는 필리핀 가스터빈 시장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며 “한국형 가스터빈의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알려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선발 업체들의 시장 입지가 강한 만큼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글로벌 시장의 문턱을 넘는 일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하기 전까지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한 곳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 일본 MHPS(미쓰비시와 히타치의 발전 합작사), 이탈리아 안살도 등 단 4곳 뿐이었다.

기술력 수준이 높은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이 가스터빈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글로벌 선발업체들이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발전사업자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한 상황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후발주자로서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데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국내에서 초대형 가스터빈을 수주하며 수주실적(트랙레코드)을 확보한 것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적 신뢰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정 부회장은 이번에 한국남부발전과 초대형 가스터빈을 비롯한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도 “국내 가스터빈 산업계 역량을 전분야에 걸쳐 제고하고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해외사업 확대 의지를 보였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