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 김범수 '사법 리스크' 덜 쇄신책 마련 서두른다

▲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 속에서 쇄신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사법 리스크 속에서 그룹 쇄신을 위한 노력에 온힘을 쏟고 있다.

구속 송치를 면하면서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검찰 수사가 시작된 만큼 쇄신 작업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야할 필요성이 높아 보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을 포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카카오 경영진은 모두 5명이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16일 김 위원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대표이사 등 4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앞서 특별사법경찰은 10월26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을 기소의견 송치했으며 검찰은 11월13일 배 총괄대표를 구속기소했다. 18일 만에 기소를 결정한 것으로 그만큼 검찰의 수사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김 대표로서는 쇄신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 지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의 쇄신 작업을 이끌어야 할 주요 경영진이 수사선상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구속기소된다면 모처럼 속도가 붙은 카카오의 쇄신작업이 그 동력을 잃게 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2022년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1년8개월 동안 경영에 복귀하지 않았었다. 그룹의 문제들을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먹거리를 찾는데 나서겠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김 위원장의 부재가 카카오의 내부문제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기도 한다.

실제로 2023년 현재 카카오는 도덕적 해이와 문어발식 사업확장 같은 오래된 논란에 더해 주가조작, 회계조작 등 심각한 사법리스크까지 추가로 떠안은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카카오 경영진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상대방인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약 2400억 원을 투입해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주가조작 혐의를 받았으며 카카오의 주요 경영진들이 수사대상에 오르게 됐다.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 김범수 '사법 리스크' 덜 쇄신책 마련 서두른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쇄신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수사망이 김 위원장에게까지 확대되자 김 위원장은 결국 경영에 복귀하지 않을 수 없게 됐는데 그가 복귀하면서 카카오 공동체의 쇄신작업도 힘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3일 카카오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는 "지금 카카오는 기존 경영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영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5일에는 경영쇄신위원장 직함으로 경영 복귀를 공식화했으며 11월 들어 4차례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열며 그룹의 주요 경영진들과 쇄신 방안을 찾고 있다.

13일 열린 3차 회의에서는 올해 안에 카카오그룹을 쇄신할 가시적 방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첫번째 쇄신 대상은 카카오모빌리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 수수료착취와 독과점 횡포논란, 회계조작 논란 등에 휩싸인 상태다.

이에 김 위원장은 카카오빌리티를 완전히 뜯어고쳐서라도 논란을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범수 위원장은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해 말에 가시적인 방안을 내고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달리겠다"고 말했다.

20일에도 김범수 위원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20여명이 참석한 공동체 경영회의를 개최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