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 6억5450만 톤, GDP 증가에도 3.5% 줄어

▲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이 2021년보다 3.5% 감소한 6억5450만 톤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원자력·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 등 에너지믹스 개선과 무공해차 보급 확대를 주요 요인으로 들었다. 사진은 신한울 1호기(왼쪽)과 2호기(오른쪽)의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이 국내총생산(GDP)가 증가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증가와 함께 철강 및 석유화학 부문의 생산 감소가 가장 영향이 컸다. 국내총생산(GDP) 당 배출량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2022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이 6억5450만 톤(COP2eq, 이산화탄소 환산톤)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2021년 온실가스 잠정배출량 6억7810만 톤보다 3.5%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이 3.5% 증가했음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을 찍은 2018년 7억2700만 톤보다는 10%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수준으로 다시 감소했을 뿐 아니라 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국내총생산당 배출량’은 2021년보다 5.9% 줄어든 10억 원당 332톤을 나타냈다. 이는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부문별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을 보면 2021년보다 전환, 산업, 수송, 폐기물 부문은 감소했고 건물, 농축수산, 기타 부문은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전환 부문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2억1390만 톤으로 2021년보다 4.3% 줄었다. 감소량은 980만 톤으로 전 부문에서 가장 컸다.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으로 상업용 전력수요가 늘어나 총 발전량은 2021년보다 3.0% 늘어났지만, 원자력·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 및 화석연료 발전량 감소 등 에너지믹스 개선을 통해 배출량이 감소했다.
 
작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 6억5450만 톤, GDP 증가에도 3.5% 줄어

▲ 2019~2022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및 국내총생산(GDP) 증감률. 2020년과 2021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국내총생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지난해에는 2019년과 마찬가지로 국내총생산이 늘었음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전체 발전량에서 각 에너지원 발전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원자력은 30%, 신재생에너지가 8.9%를 차지했다. 2021년보다 각각 3% 포인트, 1.4% 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석탄은 33%, 액화천연가스는 28%를 차지해 2021년보다 각각 1%포인트씩 축소됐다. 같은 기간 석탄 발전을 통해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3.8%, LNG 발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5.2% 감소했다.

지난해 산업 부문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2억4580만 톤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3% 줄었다. 감소량은 900만 톤이었다. 

지난해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라 대표적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으로 꼽히는 철강 및 석유화학 부문의 생산 감소 등이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 부문의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9300만 톤으로 2021년보다 8.9% 줄었다. 같은 기간 글로벌 경기둔화 탓에 철강재 수출량이 5.3% 감소한 것이 이유로 꼽혔다.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520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1년 전보다 5.9%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석유화학 주요 제품의 수출량은 2021년과 비교해 1.9% 감소했다.

비금속광물(시멘트) 부문의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3430만 톤으로 2021년보다 0.7% 감소했다. 생산설비 가동률 감소에 따라 클링커(시멘트 원료)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요인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은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배출량 450만 톤을 기록했다. 업계의 감축노력 강화 등에 힘입어 2021년보다 배출량이 25.8% 감소했다. 전체 부문에서 가장 큰 폭의 감소률을 보인 것이다. 

석유정제 부문의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1620만 톤으로 주요 산업 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15.6%)했다. 석유정제업 생산활동 확대로 중유, 부생가스 등의 연료소비량이 늘어난 탓이다.

지난해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9780만 톤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0.8% 감소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경유 소비량 감소, 전기자동차·수소자동차 등 무공해차 보급 확대 등으로 내연기관 연료 소비량이 줄었다.

폐기물 부문에서는 지난해 온실가스가 1600만 톤 발생해 2021년보다 0.6%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폐기물 발생량은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폐기물 관리제도 시행으로 분해될 수 있는 폐기물의 누적 매립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작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 6억5450만 톤, GDP 증가에도 3.5% 줄어

▲ 최근 5년(2018~2022년) 부문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그래프. <환경부>

건물 부문의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4830만 톤으로 2021년과 비교해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생산활동 증가 및 겨울철 평균기온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도시가스 소비량이 1년 전보다 5.3%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농축수산 부문에서는 255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2021년보다 1.0% 늘어난 것으로 육류 소비 증가에 따라 가축 사육두수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내년 말 '2022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 확정치를 발표한다.

정은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센터장은 “2022년에는 1년 전보다 원전 발전량 증가, 산업 부문 배출 감소 및 무공해차 보급 확대 등에 따라 국내총생산이 늘어났음에도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앞으로 배출량 감소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