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혼다 자율주행 전기차 엔터테인먼트 강조, '애플카' 대항마로 잠재력

▲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전기차 '아필라' 시제품을 두고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CES2023에서 공개된 아필라 전시용 차량.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소니와 혼다가 합작법인을 통해 개발하는 자율주행 전기차 ‘아필라(Afeela)’에 적용된 다양한 첨단 기술과 차별화된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자동차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발전하도록 하겠다는 소니의 비전이 구체화되면서 테슬라와 애플, 삼성전자 등 잠재적 경쟁사와 치열한 대결을 예고했다.

미국 IT전문지 테크크런치는 28일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아필라 차량 시제품에 탑승해 직접 여러 기능을 체험해 본 소속 기자의 평가를 전했다.

소니는 2020년 처음으로 자동차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한 뒤 2022년 혼다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초 미국 IT전시회 CES2023에서는 첫 전기차인 아필라 시제품을 선보였다.

당시 전시화에서는 차량의 외관을 보여주고 대략적인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데 그쳤지만 테크크런치의 보도를 통해 내부 인테리어와 자세한 기능이 처음으로 처음 공개된 것이다.

테크크런치는 “아필라는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만들어진 자동차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그동안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차량”이라고 평가했다.

아필라 시제품은 차 문에 손잡이가 없지만 탑승자가 차량에 가까이 다가가면 내장된 카메라와 센서가 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문을 열어준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가능하다.

차량 대시보드는 전면 유리창의 하단을 거의 다 채우는 대형 디스플레이로 이뤄져 있으며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과 유사한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가 적용되어 있다.

운전자 또는 탑승자는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며 원하는 영상이나 앱, 게임 등 콘텐츠를 실행할 수 있다. 물론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내비게이션을 실행할 수도 있다.

차량 내부뿐 아니라 범퍼 등 외부에도 디스플레이 스크린이 탑재돼 날씨나 스포츠 경기 결과 등 간단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테크크런치는 아필라 차량 운전자가 외부 디스플레이를 전광판처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필라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퀄컴의 고성능 차량용 프로세서를 활용하며 소니와 혼다가 개발하는 레벨3 자율주행 기능 적용도 예정되어 있다.

소니가 강점을 갖추고 있는 라이다(lidar) 및 레이다(radar) 센서, 고성능 카메라모듈 등이 자율주행 기능 구현과 엔터테인먼트 앱 구동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크크런치는 아필라가 제공하는 360도 공간음향 기능도 소니의 오랜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우수한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아필라가 시장에 출시될 때는 운전자 또는 탑승자의 동작을 인식하는 기술도 탑재될 것으로 예상됐다. 손을 입술에 가져다대고 조용히 하라는 동작을 하면 자동으로 음량이 낮아지는 등 방식이다.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차량 내부의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로 소니픽처스의 영화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을 상영하는 기능도 시연했다. 화질과 음향 모두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자동차에서 플레이스테이션5 또는 플레이스테이션4로 출시된 일부 게임을 실행해 구동할 수도 있다. 운전자가 운전을 하는 동안 조수석에 앉은 사용자가 화면 일부를 게임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테크크런치는 이러한 주요 기능을 체험해본 뒤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자동차의 미래가 엔터테인먼트 경험의 연장선에 있다고 바라본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출시된 차량의 인포테인먼트에서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엔터테인먼트 이용 경험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소니-혼다 자율주행 전기차 엔터테인먼트 강조, '애플카' 대항마로 잠재력

▲ 아필라 차량 내부에 적용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이미지.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이러한 콘텐츠를 대부분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아필라 차량 판매는 딜러를 통해 이뤄지기보다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될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됐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다.

소니와 혼다의 자동차는 자율주행 전기차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테슬라는 물론 삼성전자와 애플도 잠재적 경쟁사로 두게 될 공산이 크다.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에 일부 자율주행 기능을 유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CES2023에서 전장부품 자회사 하만과 공동으로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솔루션 ‘디지털 콕핏’ 신형 제품을 선보였다.

사물인터넷 생태계와 연계해 집 안의 가전제품을 동작할 수 있는 기능과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해 안전한 운전을 돕는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을 글로벌 자동차기업에 폭넓게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애플은 소니혼다모빌리티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 기술 및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에서 실행 가능한 여러 앱과 콘텐츠 활용성에 중점을 둔 ‘애플카’를 이르면 2025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소니가 처음 자동차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을 때는 해당 분야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전기차사업에 경험이 많은 혼다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강력한 시너지를 예고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