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불법적 담합을 통해 D램 가격을 올렸다는 혐의에서 4년 만에 벗어났다.

해외 IT전문매체 탐스하드웨어는 9일 “미국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은 로펌 하겐스버먼이 D램 가격담함 혐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반도체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항소심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항소심에서 'D램 가격 담합' 혐의 벗어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법원은 원고 하겐스버먼이 소송을 제기하기에 충분한 사실 증거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원고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기업이 사전합의를 통해 D램 생산량을 동시에 줄였다고 주장하며 8개의 증거를 제시했지만 이는 가격 담합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3개 기업의 생산 감축은 합법적이고 자유로운 시장경제 활동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D램 가격 담합 의혹은 2018년에 시작됐다.

당시 하겐스버먼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회사들이 공모해 제품 공급을 제한했으며 이에 따라 2017년 D램 가격이 47% 올라 소비자가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하겐스버먼은 D램 시장의 96%를 차지한 3개 기업이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끌어 올리는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면서 그 결과 2016년부터 2017년까지 D램 가격은 130% 치솟았고, 3개 기업의 매출은 2배 이상 늘었다고 봤다.

하겐스버먼은 2006년 D램 생산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3억 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냈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하겐스버먼은 2018년 4월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은 2020년 12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피고의 손을 들어줬고 하겐스버만은 바로 항소했지만 결국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다만 하겐스버만은 2019년 10월, 2021년 5월 다른 소비자들을 모집해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오클랜드지원에 같은 내용의 소송을 각각 제기해 아직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