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이 동아원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한국제분을 1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동아원그룹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하고 제분업에 진출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할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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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
사조컨소시엄이 한국제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조씨푸드가 400만 주, 사조해표와 사조대림이 각각 300만 주씩 모두 1천만 주를 인수하게 된다.
한국제분은 동아원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동아원 지분 53.43%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사실상 지주회사다.
동아원그룹은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사조그룹이 동아원그룹 경영권을 사실상 넘겨받으면서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배경에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의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두 사람은 경기고 선후배 사이로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 회장이 전직 대통령 사돈기업을 품에 안은 점도 화제를 낳고 있다.
이희상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이다. 주 회장은 앞서 2004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식용유 전문회사 해표(현 사조해표)를 인수한 적이 있다. 주 회장도 15대와 16대 국회의원을 지내 정계에도 발을 들인 이력이 있다.
사조그룹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평가된다.
주 회장은 원양어업이 주력이었던 사조산업 경영권을 물려받아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세를 키워왔다. 사조씨푸드를 통해 참치 캔 등 수산물 가공시장에 진출했고 2000년대 이후에도 해표, 대림수산, 오양수산 등을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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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홍 상무. |
한국제분은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에 이어 제분업계 시장점유율 3위 기업이다.
식품업계는 사조그룹이 한국제분 인수를 계기로 밀가루 생산은 물론 밀가루를 활용한 면류 등 완성식품 생산에도 나설 가능성도 제기한다.
주 회장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장남인 주지홍 사조그룹 식품총괄본부장이 상무로 승진해 경영권 승계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주 상무는 사조그룹 비상장사인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다. 사조시스템즈는 지난해 12월 사조인터내셔널을 흡수합병해 사실상 그룹 지주사로 올라섰으며 이에 따라 주 상무의 경영권 승계가 확실시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