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 전경. < LG에너지솔루션 >
그동안 중국 여러 배터리 기업이 LG에너지솔루션 특허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높여왔는데, 강력한 법적 대응으로 특허 침해를 막겠다는 게 김 사장의 의지다.
김 사장은 전면에선 강력한 법적 소송으로 특허권 무단 사용을 막는 동시에 특허 침해 기업을 대상으로 자사 특허 라이선스를 취득토록 유도, 특허 수입을 늘리고 이를 다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기 위한 '특허권 라이선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와 소재 관련 특허 보유 세계 1위 기업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1만808건, 해외 2만9738건 등 총 4만546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경쟁사인 삼성SDI가 2만2209건, SK온이 2196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R&D 투자액은 약 307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3%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1조882억 원을 투자해 2023년 8761억 원에 비해 24.2% 증가했다.
배터리 업계 후발 주자인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해 기술력을 늘려왔고, 최근에는 중국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공격적으로 배터리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LG에너지솔루션 특허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중국 기업들이 많은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특허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특허 무단사용 사례를 조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에만 580건에 달하는 특허 침해 사례를 확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허를 침해한 기업과 라이선스 비용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지난해 8월 중국 룽바이의 한국 자회사 제세능원이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관련 기술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국내 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룽바이는 보복성으로 중국 국가지식재산국에 LG화학의 삼원계 양극재 기술 특허 무효심판을 신청하며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3월2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독일에서 중국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관련 특허 소송에서 승소했다.
김 사장은 이에 특허 무단 사용을 막고, 자사의 특허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체계적 특허권 라이선스 시스템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특허권 라이선싱 협상·소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헝가리 특허관리전문회사 튤립 이노베이션과 계약을 체결했다.
특허권 라이선스를 통해 거둔 수익은 다시 특허 기술 R&D에 활용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회사가 지난 6월 공개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약 100억 원을 투자해 특허기술 정보보호 관련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정보보호 관련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99억 원으로 2022년 39억 원과 비교해 배 이상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중국 기업과 시장 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적재산권(IP) 관련 R&D 투자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특허 라이선싱을 통해 중국 기업이 정당한 특허 가치를 지불하게 하고, 공정한 배터리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