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E&A가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남궁 사장은 핵심 매출원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관계사 물량 위축 우려가 있는 만큼 앞으로도 수익원을 다각화해 사업체질을 개선하는데 힘 줄 것으로 보인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E&A는 1분기 17억2400만 달러어치(약 2조5천억 원)를 해외에서 수주하며 전체 건설사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삼성E&A는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가 따낸 공사 가운데서는 가장 큰 규모인 아랍에미리트(UAE) 메탄올 플랜트(2조5천억 원) 수주로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따라 삼성E&A의 올해 해외 수주 잔고 쌓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 남궁홍 삼성E&A 대표이사 사장이 수주 다변화에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E&A는 올해 수주 목표치로 11조5천억 원을 제시했다. 비화공 부문이 그룹사 전망과 관련돼 정확한 비중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화공 부문 전망치를 약 8조 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E&A 올해 신규수주는 가이던스를 웃돌 것"이라며 "화공 부문에서는 1월 말레이시아 지속가능항공유(SAF) 프로젝트 1조4천억 원과 2월 UAE 메탄올 등 대형 프로젝트를 확보해 올해 가이던스 대비 45% 가량을 이미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지속가능항공유(SAF) 프로젝트는 집계 기준으로 해외건설협회 통계에서는 지난해 말 잡혔으나 실제 수주 계약은 올해 1월 이뤄졌다.
삼성E&A는 남궁홍 대표이사 사장 체제 아래에서 해외건설 강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삼성E&A는 꾸준히 해외건설 강자로 여졌지만 남궁 사장 취임 첫해인 2023년에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5위에 그쳤다. 다만 지난해에는 2위 현대엔지니어링의 두 배 수준인 123억9860만 달러를 수주하며 1위에 올랐다.
남궁 사장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 물량 위축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화공 부문 실적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삼성E&A 매출은 크게 삼성전자 등 계열사 물량에서 나오는 비화공 부문과 플랜트의 화공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해 비화공 부문 매출은 5조3688억 원으로 전체의 53.9%를 차지했다.
다만 삼성E&A의 삼성전자 대상 매출은 투자 축소로 인해 지난해 2조7623억 원으로 2023년(3조4430억 원)보다 20% 가량 줄었다. 2022년(3조2834억 원)과 비교해도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상 매출이 1조1664억 원으로 실적을 지탱했지만 여전히 최대 고객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투자가 위축되면 삼성E&A도 타격을 입는 구조로 여겨진다.

▲ 남궁홍 삼성E&A 사장이 3월24일 서울 성북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160kW고온수전해(SOEC) 핫박스(Hot Box) 실증 착수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삼성E&A >
남궁 사장은 또한 지난해 사명을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삼성E&A로 바꾸며 수소와 지속가능항공유(SAF)사업 등을 미래먹거리로 점찍고 체질 개선을 이끌고 있어 올해 성과가 매우 중요하다.
남궁 사장은 1965년생으로 임기가 2026년 1월까지인 만큼 올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필요성이 크다.
다행히 삼성E&A의 핵심 시장 중동의 성장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세계건설시장은 지난해보다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시장 성장률은 11.3%로 전세계 여러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는 “중동은 발주환경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동 주요국 가운데서는 튀르키예 시장 성장률이 16.6%로 가장 높고 카타르(14.1%)와 사우디아라비아(6.1%), UAE(4.9%) 등도 성장세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과 관련해 삼성E&A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사업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의 참여를 강조한 뒤 투자자 관심은 관련주로 쏠렸고 삼성E&A은 EPC(설계‧조달‧시공) 관련 기업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미국 LNG 시장은 아직 진입해 보지 않은 시장으로 기회지만 가시화까지는 다소 긴 그림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삼성E&A를 필두로 한국 EPC 기업은 현지 시장에서 우위가 있는 곳과 컨소시엄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시도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