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에 샤오미 전기차 SU7 울트라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샤오미는 전자기기 시장에서 애플 기기를 지나치게 벤치마킹하는 전략으로 눈총을 샀는데 오히려 애플도 포기한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 진입을 선포한 지 3년 만에 한 해 동안 13만5천 대의 차량을 출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공급망이 자리한다.
샤오미는 2021년 전기차 사업을 공식화한 뒤 지난해 3월28일 첫 번째 전기차 SU7을 정식 출시했다. 전기 세단인 SU7은 중국 업체인 CATL과 BYD 배터리를 탑재한다.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과 BYD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합산 53.1% 점유율을 가져갔다.
샤오미가 이미 갖춰진 중국 전기차 생산 인프라를 유리하게 활용해 빠르고 저렴하게 부품을 확보하고 차량 자체 및 운영체제 개발에만 집중해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샤오미는 중국 공급망을 발판으로 기존 업체보다 빠른 시간에 전기차 개발에서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샤오미는 올해 2월27일 SU7 울트라 버전도 내놓았다. 올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YU7을 추가로 선보이겠다는 방침도 갖고 있다.
샤오미의 행보가 같은 전자제품 업체인 애플과 대조된다는 시선이 나온다. 애플도 전기차 생산을 준비했지만 결실을 이루지 못하고 이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율주행 무인 전기차를 개발하기 위해 2015년 팀을 꾸리고 10여년 동안 100억 달러를 투자하며 매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자동차 생산을 포기하고 해당 프로젝트를 접었다. 그런데 후발주자인 샤오미는 보란듯이 성공한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성공하지 못한 전기차 생산을 샤오미가 이뤘다는 건 중국이 공급망을 얼마나 철저하게 지배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