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G모빌리티(KGM)가 내놓은 국내 첫 전기 픽업트럭 ‘무쏘EV’가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는 경쟁 차량으로 꼽히는 기아 타스만보다 ‘압도적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자랑한다는 내부 판매 교육용 자료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전략이 먹히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무쏘EV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의 목소리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KGM이 아직 무쏘EV 사전 예약을 시작한 것도 가격을 공개한 것도 아니지만, 최근 일선 대리점에서 사전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표시된 카탈로그가 유출됐다.
회사 카탈로그에 따르면 개별소비세 3.5% 할인 후 가격은 무쏘EV의 STD 모델은 4800만 원, DLX 모델이 5050만 원이다. 250만 원짜리 4륜 구동 옵션을 추가하면 STD가 5050만 원, DLX는 5300만 원이다.
픽업 트럭이 가진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 4륜구동 옵션을 추가하는 구매자들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KGM이 사실상 5천만 원이 넘어가는 가격을 무쏘EV에 매긴 것이다.
전기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쏘EV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불만의 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화물차로 분류되는 무쏘EV를 구매할 경우, 상용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측이 상용차·소상공인 보조금, 개인사업자 부가세 환급 등을 고려해 처음부터 가격을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소비자들은 제기하고 있다.
국내 한 온라인 전기차 동호회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KGM이 이번에 생각을 잘못한 것 같다”며 “솔직히 사람들이 와 하고 달려들 가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거의 5천만 원이 시작가라니 너무 양심없는 가격”이라며 “아무리 화물차 보조금이 세다지만 그렇다고 너무 올려버리면 누가 살지”라고 꼬집었다. 또 “저기서 1천만 원 싸져도 안 산다”는 등의 댓글도 잇따랐다.
지난 12일부터 사전계약과 함께 가격을 공개한 기아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과 무쏘EV를 비교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타스만은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차이지만, 기본 트림인 다이내믹이 3750만 원부터 시작한다. 260만 원짜리 4륜구동 옵션을 추가하면 4010만 원부터다.
일각에서는 내연기관차인 타스만과 전기차인 무쏘EV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KGM 내부에서 타스만을 판매 경쟁 차종으로 선정하고 이와 비교하는 내부 자료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KGM은 국내사업본부·마케팅지원실·국내상품팀이 ‘무쏘EV의 우세사항(기아 타스만 대비)’이라는 내부 판매교육용 자료를 만들었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KGM은 타스만이 내연기관차이기 때문에 전기차 보조금과 특례에 따른 소상공인 보조금이 없고, 사업자 부가세 환급만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무쏘EV는 전기차 보조금, 화물차 소상공인 지원금, 개인사업자 부가세 환급 등을 받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타스만 주유 비용과 무쏘EV 충전 비용을 비교하면서 무쏘EV를 5년 동안 운행하면, 경차 1대 값인 1400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KGM이 서울시를 기준으로 예상한 무쏘EV 보조금은 전기차 국고보조금 638만 원, 지자체 보조금 182만 원, 소상공인 지원금 191만 원, 부가세 환급 400만 원 안팎 등이다. 보조금을 전부 다 받는다고 하면 4륜구동 기준 실구매가는 SDT 모델이 3660만 원, DLX 모델이 3885만 원이다.
기아 타스만 트림 가운데 SDT 모델급 다이내믹은 4륜 구동 기준 실구매가 3640만 원, DLX 모델급 익스트림은 4륜 구동 실구매가가 4306만 원이다.
실구매 가격으로 보면, 무쏘EV SDT 모델이 타스만 다이내믹보다 2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게다가 KGM이 예상한 보조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 출시 후 환경부가 정한다. 최근 환경부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데 불리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보조금을 대폭 줄이고 있는 추세다.
무쏘EV에는 중국 BYD가 만든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KGM의 토레스EVX에도 BYD가 제조한 LFP 배터리가 들어갔는데, 토레스EVX 보조금은 출시 첫 해인 2023년 최대 660만 원에서 2024년 457만 원, 올해는 357만 원까지 줄었다.
KGM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무쏘EV 관련 국고보조금은 정식 출시 후 환경부에서 판단해봐야 정확히 정해질 것”이라며 “회사에서 예상한 보조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KGM이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며 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쏘EV는 회사에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전략 차종이다.
KGM은 현재 코란도 EV와 토레스 EVX 등 전기차 2종을 판매 중이다. 올해 1월 국내 시장에서 토레스 EVX는 2024년 1월보다 55.6% 줄어든 단 12대만 팔렸다. 코란도 EV는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KGM 관계자는 “유출된 가격을 포함한 카날로그는 사전 계약 전 일선 대리점에서 사전예약 형태로 안내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KGM이 공식적으로 가격을 확정한 건 아니다”라며 “시장 반응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픽업 트럭인 타스만이 같은 시기에 출시되지만, 내연기관차인 타스만과 전기차인 무쏘EV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윤인선 기자
회사는 경쟁 차량으로 꼽히는 기아 타스만보다 ‘압도적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자랑한다는 내부 판매 교육용 자료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전략이 먹히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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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G모빌리티의 전기 픽업트럭 '무쏘EV'. < KG모빌리티 >
1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무쏘EV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의 목소리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KGM이 아직 무쏘EV 사전 예약을 시작한 것도 가격을 공개한 것도 아니지만, 최근 일선 대리점에서 사전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표시된 카탈로그가 유출됐다.
회사 카탈로그에 따르면 개별소비세 3.5% 할인 후 가격은 무쏘EV의 STD 모델은 4800만 원, DLX 모델이 5050만 원이다. 250만 원짜리 4륜 구동 옵션을 추가하면 STD가 5050만 원, DLX는 5300만 원이다.
픽업 트럭이 가진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 4륜구동 옵션을 추가하는 구매자들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KGM이 사실상 5천만 원이 넘어가는 가격을 무쏘EV에 매긴 것이다.
전기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쏘EV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불만의 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화물차로 분류되는 무쏘EV를 구매할 경우, 상용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측이 상용차·소상공인 보조금, 개인사업자 부가세 환급 등을 고려해 처음부터 가격을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소비자들은 제기하고 있다.
국내 한 온라인 전기차 동호회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KGM이 이번에 생각을 잘못한 것 같다”며 “솔직히 사람들이 와 하고 달려들 가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거의 5천만 원이 시작가라니 너무 양심없는 가격”이라며 “아무리 화물차 보조금이 세다지만 그렇다고 너무 올려버리면 누가 살지”라고 꼬집었다. 또 “저기서 1천만 원 싸져도 안 산다”는 등의 댓글도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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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GM이 아직 무쏘EV 가격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일부 대리점이 사전 영업하는 과정에서 '사전 예약용'이라고 표시된 제품 카탈로그와 함께 가격 정보가 유출됐다. 사진은 가격이 적힌 카날로그.
일각에서는 내연기관차인 타스만과 전기차인 무쏘EV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KGM 내부에서 타스만을 판매 경쟁 차종으로 선정하고 이와 비교하는 내부 자료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KGM은 국내사업본부·마케팅지원실·국내상품팀이 ‘무쏘EV의 우세사항(기아 타스만 대비)’이라는 내부 판매교육용 자료를 만들었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KGM은 타스만이 내연기관차이기 때문에 전기차 보조금과 특례에 따른 소상공인 보조금이 없고, 사업자 부가세 환급만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무쏘EV는 전기차 보조금, 화물차 소상공인 지원금, 개인사업자 부가세 환급 등을 받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타스만 주유 비용과 무쏘EV 충전 비용을 비교하면서 무쏘EV를 5년 동안 운행하면, 경차 1대 값인 1400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KGM이 서울시를 기준으로 예상한 무쏘EV 보조금은 전기차 국고보조금 638만 원, 지자체 보조금 182만 원, 소상공인 지원금 191만 원, 부가세 환급 400만 원 안팎 등이다. 보조금을 전부 다 받는다고 하면 4륜구동 기준 실구매가는 SDT 모델이 3660만 원, DLX 모델이 3885만 원이다.
기아 타스만 트림 가운데 SDT 모델급 다이내믹은 4륜 구동 기준 실구매가 3640만 원, DLX 모델급 익스트림은 4륜 구동 실구매가가 4306만 원이다.
실구매 가격으로 보면, 무쏘EV SDT 모델이 타스만 다이내믹보다 2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게다가 KGM이 예상한 보조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 출시 후 환경부가 정한다. 최근 환경부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데 불리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보조금을 대폭 줄이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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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기아 타스만. <기아>
무쏘EV에는 중국 BYD가 만든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KGM의 토레스EVX에도 BYD가 제조한 LFP 배터리가 들어갔는데, 토레스EVX 보조금은 출시 첫 해인 2023년 최대 660만 원에서 2024년 457만 원, 올해는 357만 원까지 줄었다.
KGM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무쏘EV 관련 국고보조금은 정식 출시 후 환경부에서 판단해봐야 정확히 정해질 것”이라며 “회사에서 예상한 보조금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KGM이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며 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쏘EV는 회사에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전략 차종이다.
KGM은 현재 코란도 EV와 토레스 EVX 등 전기차 2종을 판매 중이다. 올해 1월 국내 시장에서 토레스 EVX는 2024년 1월보다 55.6% 줄어든 단 12대만 팔렸다. 코란도 EV는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KGM 관계자는 “유출된 가격을 포함한 카날로그는 사전 계약 전 일선 대리점에서 사전예약 형태로 안내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KGM이 공식적으로 가격을 확정한 건 아니다”라며 “시장 반응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픽업 트럭인 타스만이 같은 시기에 출시되지만, 내연기관차인 타스만과 전기차인 무쏘EV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