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그룹 계열사 대표 70%가 교체되는 인사 태풍 속에서 오히려 통상적으로 주어지는 1년보다 긴 2년 임기로 연임에 성공하며 그룹 내 입지를 더욱 단단히 했다.
내년 은행권 영업환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 행장은 효율적 자본관리에 방점을 찍으며 시중은행 순이익 1위 굳히기에 나선다.
11일 은행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 행장이 그동안 영업력을 강화한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은 올해 대출자산을 크게 늘리며 은행권 순이익 1위로 올라섰다.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순이익은 3조1028억 원으로 은행권에서 3조 원을 넘긴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고 기업대출도 11.5% 증가하며 1등 우리은행(11.9%)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이 이같은 흐름을 연말까지 이어간다면 2018년 이후 6년 만에 은행권 순이익 1위 고지를 탈환한다.
정 행장이 현장 영업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움직인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정 행장은 지난해 말 영업 관련 조직을 묶는 개편을 통해 영업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그는 당시 ‘고객 몰입’을 내세워 소비자 대면·비대면 창구를 총괄하는 ‘채널 부문’과 소비자에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영업지원 부문’,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 부문’ 등을 신설했다.
신한금융도 정 행장의 이같은 노력과 성과에 연임을 결정하며 관례를 깨고 2년의 임기를 더했다.
4대 시중은행장 임기는 통상 2+1의 3년이 주어진다. 신한은행에서도 조흥은행 통합 이후 역대 신한은행장 가운데 3년을 넘긴 사례는 8명 가운데 신상훈과 서진원, 진옥동 행장뿐이다.
정 행장은 향후 임기 2년은 달라진 시장 상황에 대응하며 그동안 강조한 영업 중심 전략을 일부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한국은행은 경기부양에 힘을 싣고 10월과 11월 연이어 기준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회 연속으로 내린 것은 2009년 이후 15년9개월 만인데 시장은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기에는 일반적으로 은행 이자이익 근원인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는 만큼 은행권이 일대 변화를 맞은 셈이다.
정 행장 관점에서는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는 밸류업 계획도 주요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
밸류업 계획 핵심인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기준금리 인상기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던 대출 성장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에는 위험가중치가 붙어 위험가중자산(RWA)으로 산정돼 보통주자본비율 분모가 된다. 대출 급성장이 주주환원 여력을 줄일 수도 있는 것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룹 RWA 관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은행 RWA 성장률이 더 낮아져야 한다”며 “RWA성장률이 낮아지려면 은행 대출성장률은 더 낮아져야 하고 RWA 관리 노력이 본격화해도 은행 대출 성장률이 4%를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대출성장이 실적 성장은 도왔지만 금융지주 전체 밸류업 계획에서는 자칫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전략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신한금융은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앞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과 자본효율성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며 “상반기 조기자산 성장으로 성과를 거두고 하반기에는 내실성장으로 관리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행장이 첫 임기 2년을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다음 임기 2년은 지주 구상에 맞춰 효율적 자본 관리에 무게를 실을 필요성이 있는 셈이다.
진 회장이 2026년 3월 임기가 만료돼 연임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에서 핵심 계열사 신한은행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정 행장의 다음 임기 2년 구상은 12월에 발표되는 부행장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행장은 신한지주나 다른 계열사, 해외법인이 아닌 국내 신한은행에서 경력을 오래 쌓은 정통 신한은행맨이다. 1964년생으로 대구 덕원고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압구중앙지점 부지점장과 둔촌동지점장, 역삼역금융센터장 등을 거쳐 영업 경력이 풍부하고 여러 차례 내부 상을 받기도 했다. 진 회장이 행장을 맡던 2019년부터는 비서실과 경영기획그룹 등을 거쳐 전략에도 밝은 것으로 여겨진다. 김환 기자
내년 은행권 영업환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 행장은 효율적 자본관리에 방점을 찍으며 시중은행 순이익 1위 굳히기에 나선다.
▲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신한금융 내 입지가 단단해지고 있다.
11일 은행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 행장이 그동안 영업력을 강화한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은 올해 대출자산을 크게 늘리며 은행권 순이익 1위로 올라섰다.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순이익은 3조1028억 원으로 은행권에서 3조 원을 넘긴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고 기업대출도 11.5% 증가하며 1등 우리은행(11.9%)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이 이같은 흐름을 연말까지 이어간다면 2018년 이후 6년 만에 은행권 순이익 1위 고지를 탈환한다.
정 행장이 현장 영업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움직인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정 행장은 지난해 말 영업 관련 조직을 묶는 개편을 통해 영업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그는 당시 ‘고객 몰입’을 내세워 소비자 대면·비대면 창구를 총괄하는 ‘채널 부문’과 소비자에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영업지원 부문’,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 부문’ 등을 신설했다.
신한금융도 정 행장의 이같은 노력과 성과에 연임을 결정하며 관례를 깨고 2년의 임기를 더했다.
4대 시중은행장 임기는 통상 2+1의 3년이 주어진다. 신한은행에서도 조흥은행 통합 이후 역대 신한은행장 가운데 3년을 넘긴 사례는 8명 가운데 신상훈과 서진원, 진옥동 행장뿐이다.
정 행장은 향후 임기 2년은 달라진 시장 상황에 대응하며 그동안 강조한 영업 중심 전략을 일부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한국은행은 경기부양에 힘을 싣고 10월과 11월 연이어 기준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회 연속으로 내린 것은 2009년 이후 15년9개월 만인데 시장은 앞으로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기에는 일반적으로 은행 이자이익 근원인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는 만큼 은행권이 일대 변화를 맞은 셈이다.
정 행장 관점에서는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는 밸류업 계획도 주요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
밸류업 계획 핵심인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기준금리 인상기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던 대출 성장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에는 위험가중치가 붙어 위험가중자산(RWA)으로 산정돼 보통주자본비율 분모가 된다. 대출 급성장이 주주환원 여력을 줄일 수도 있는 것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룹 RWA 관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은행 RWA 성장률이 더 낮아져야 한다”며 “RWA성장률이 낮아지려면 은행 대출성장률은 더 낮아져야 하고 RWA 관리 노력이 본격화해도 은행 대출 성장률이 4%를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대출성장이 실적 성장은 도왔지만 금융지주 전체 밸류업 계획에서는 자칫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전략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신한금융은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앞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과 자본효율성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며 “상반기 조기자산 성장으로 성과를 거두고 하반기에는 내실성장으로 관리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행장이 첫 임기 2년을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다음 임기 2년은 지주 구상에 맞춰 효율적 자본 관리에 무게를 실을 필요성이 있는 셈이다.
진 회장이 2026년 3월 임기가 만료돼 연임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에서 핵심 계열사 신한은행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정 행장의 다음 임기 2년 구상은 12월에 발표되는 부행장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행장은 신한지주나 다른 계열사, 해외법인이 아닌 국내 신한은행에서 경력을 오래 쌓은 정통 신한은행맨이다. 1964년생으로 대구 덕원고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압구중앙지점 부지점장과 둔촌동지점장, 역삼역금융센터장 등을 거쳐 영업 경력이 풍부하고 여러 차례 내부 상을 받기도 했다. 진 회장이 행장을 맡던 2019년부터는 비서실과 경영기획그룹 등을 거쳐 전략에도 밝은 것으로 여겨진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