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이 새 사령탑으로 실적개선과 내부통제 강화 특명을 다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이 부사장은 신한투자증권의 핵심사업 리테일부문을 강화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유동성공급자(LP) 운용과정 손실에 이은 신뢰도 회복과 실적 개선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 맡은 리테일 전문가 이선훈, 내부통제 강화 특명도 무거워

▲ 이선훈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6일 증권업계에 김상태 사장이 31일까지 임기를 채우고 회사를 떠난 뒤 이선훈 부사장이 사장으로 신한투자증권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김상태 사장은 1300억 원 규모의 유동성공급자 운용 손실을 책임지고 사임 의사를 밝혀뒀다. 임기가 31일로 얼마 남지 않아 임기를 채우고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선훈 부사장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사령탑을 맡아 시장 신뢰 회복과 실적개선이라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전날 자회사최고경영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 부사장을 신한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 부사장의 대표이사 추천 배경으로 “이선훈 부사장은 운용손실 후속조치를 위한 ‘위기관리·정상화 태스크포스(TF)’의 위원장을 맡고 있고 조직을 쇄신하는 데 가장 적임자로 판단돼 신규 선임됐다”고 설명했다. 

위기관리·정상화 태스크포스(TF)는 운용손실 대응을 위해 11월8일 출범해 이 부사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이 부사장이 신한투자증권에서만 30년이 넘는 직장생활을 해 내부 이해도가 높고 증권사 대표이사 경험도 있는 만큼 사태를 수습할 적임자로 꼽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사장이 사장으로 취임한다면 개선 작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리테일사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우선 신한투자증권의 강점인 리테일사업을 단단히 해 수익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위탁매매와 상품운용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고객이 신한투자증권의 신뢰를 문제 삼아 다른 증권사로 이탈하는 일이 확대된다면 수수료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 부사장은 대치센트레빌 및 광화문 지점장, 강남영업본부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2022년 SI증권 대표이사를 맡아 잠시 떠났지만 리테일사업 전문가의 필요성에 신한투자증권으로 돌아왔다. 

당시 신한투자증권은 이 부사장이 복귀했을 때 “회사 경영방침 및 자산관리(WM)부문장 공석에 리테일 관련 적임자를 물색했다”며 “이 부사장은 리테일그룹장 이력과 관련 역량이 풍부해 영입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부사장은 내부통제도 강한 수준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운용손실뿐 아니라 조작된 내부관리 손익 자료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성과급이 부당하게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신한투자증권의 유동성공급자 운용손실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과거부터 이뤄진 투기거래가 지속돼 손실이 누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손실을 은폐하기 위해 내부관리손익을 조작하고 허위로 실적을 제출해 임직원이 성과급을 받아갔다.

금감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회사 제재와 관련자 징계 순위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정근수 신한투자증권 GIB1 그룹장은 “내부조직 체계 및 시스템 개편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내부통제 관련 경영계획이 2025년에 반영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 맡은 리테일 전문가 이선훈, 내부통제 강화 특명도 무거워

▲ 금감원이 신한투자증권 제재와 관련자 순위 징계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다.


이 부사장은 기업금융(IB) 관련 경험이 없다.

김상태 사장은 기업금융(IB) 전문가로 전통 주식발행시장(ECM)·부채발행시장(DCM)으로 불리는 전통 기업금융분야에서 업계 3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추진했다. 

DCM분야에서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13조666억 원의 회사채를 주관해 4위로 3위인 한국투자증권(17조7483억 원)을 뒤쫒고 있다.

다만 ECM분야 핵심인 IPO에서 3분기에는 기업공개(IPO) 관련 주관 건수는 사실상 없어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7건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지만 8위에 올라 목표 순위권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은 12월 말 임원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 등이 이뤄져 신임 사장 체제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선훈 부사장은 1968년에 태어나 성남고등학교와 호주 스윈번대학교 경영정보시스템학과(MIS)를 졸업했다.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해 2016년 영업추진부장을 맡았고 2017~2018년 호남충청영업본부장을 거쳐 2019년 강남영업본부장을 지냈다.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전략기획·리테일그룹장으로 일했고 2022년 7월 신한투자증권을 떠나 SI증권 초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가 다시 2024년 1월 신한투자증권으로 돌아왔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