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생산량을 급격히 확대하면서,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중국 영향은 이전 세대의 칩인 소위 ‘레거시’ 반도체에 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장을 선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 월스트리트저널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아직 미미하지만, 그 추격은 매섭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12나노급 24기가비트(Gb) GDDR7 D램 이미지. <삼성전자> |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현지시각) 중국의 엄청난 생산량 증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당장의 위협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CXMT는 대규모 D램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반도체 칩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웨어퍼 기준으로 중국 제조업체의 D램 생산량은 2022년 전체 4% 수준에서 올해 11%까지 올라섰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 중국의 영향은 미미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에 따르면 면적 당 실제 저장 공간을 기준으로 중국 CXMT의 비트 밀도는 주요 메모리 기업과 비교해 55%에 불과하다. 또 수율(완셩품 비율)이 낮아 주어진 용량으로 판매 가능한 수준의 칩을 대량으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대량 공급은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낮추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실제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의 나냐테크놀로지 등은 주가가 43%가량 하락하며 영향을 받았지만,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중국 메모리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추격이 매섭지만, 서방의 수출 통제로 중국 제조기업들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전환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번스타인은 CXMT와 글로벌 기업들 사이의 기술 격차가 6~8년 정도라고 추정했다.
다만 중국이 세계 D램 시장에서 약 20~2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 기업들이 영향력은 무시하지 못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분석했다.
특히 중국 공급업체가 자국 내 수요를 충족하기 시작하면 한국과 미국 기업들은 과잉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생산량을 줄이거나 낮은 가격에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형 메모리 칩 제조사는 지금은 중국 경쟁으로부터 안전할 것이지만, 여전히 뒤를 조심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