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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찾아보기 힘든 공공 메타버스, 예산만 낭비하고 잇달아 서비스 종료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4-07-10 14: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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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 메타버스 사업이 대부분 성과 없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IT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와 지자체가 그동안 적지 않은 예산을 편성해 만든 메타버스가 이용자가 거의 없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이용자 찾아보기 힘든 공공 메타버스, 예산만 낭비하고 잇달아 서비스 종료
▲ 한국관광공사가 ‘제페토’에 구축한 ‘메타버스 한국 관광지’(사진)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진행된 메타버스 사업이 적잖은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속속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메타버스 열풍이 분 2021년부터 정부는 메타버스 관련 예산을 편성해 집행해왔다. 콘텐츠와 기술이 긴밀하게 연결된 메타버스 사업 특성상 주요 예산 집행 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과학기술정통부(과기부)에 몰렸다. 

문체부와 과기부 두 부처의 메타버스 관련 예산을 연도별로 합치면 2021년 약 2024억 원, 2022년 약 2330억 원, 2023년 약 2276억 원으로 3년 동안 모두 6630억 원 가량이 집행됐다.

정부 메타버스 구축 사업 가운데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과기부가 2023년 6월9일 선보인 ‘세계 잼버리 메타버스’다. 과기부는 새만금 잼버리 참여자들이 적극 이용할 것이라며 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1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 수는 턱없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과기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새만금 잼버리 행사가 열렸던 2023년 8월6일 기준 잼버리 메타버스에 가입한 회원은 1194명에 불과했다. 모두 합쳐 4만 명 안팎인 새만금 잼버리 참여자 가운데 약 2%만 가입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2022년 11월 여러 국내 관광지를 세계에 알린다는 목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축한 ‘메타버스 한국 관광지’는 구축에만 6억5천만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메타버스 한국 관광지는 서비스 초기 잠시 이용자가 늘었지만, 이후 빠르게 줄었다. 2023년 10월 이용 국민의힘 의원실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메타버스 한국 관광지 가운데 한 곳은 2023년 9월 한 달 접속자 수가 9명에 불과했다.

중앙 정부만이 아니라 전국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사업에 적잖은 예산을 투입했다.

송재호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023년 국정감사에 제출한 각 지자체 메타버스 사업 예산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는 2021년 99억 원, 2022년 406억 원, 2023년 557억 원 등 3년 동안 모두 1064억 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지자체에서 구축한 메타버스 가운데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히는 건 서울시가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버스 서울’이다.

서울시는 메타버스 서울 구축 등에 2022년 20억7천만 원, 2023년 28억 원, 2024년 7억2470만 원 등 모두 55억 원 가량을 투입했다.
 
이용자 찾아보기 힘든 공공 메타버스, 예산만 낭비하고 잇달아 서비스 종료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지난 1일 서울시청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메타버스 서울 사업 실패를 인정하고 오는 10월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공식 유튜브 갈무리>

시는 2023년 1월16일 메타버스 서울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7월1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서울시청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메타버스 서울 사업 실패와 철수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업 철수 이유는 이용자 감소다.

오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실패를 자인하고 이 정책은 접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서울은 오는 10월16일 서비스 공식 종료 예정이다.

시는 2023년 1월16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 약 1년간 메타버스 서울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593.6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메타버스 서울을 내려받고 접속해본 결과, 사람 한 명 없이 텅 빈 풍경만 펼쳐졌다. 민원 상담 등 행정 업무를 메타버스에서도 할 수 있다는 서울시 설명에 따라 민원 상담을 해보려했지만, 사용하기가 너무 불편했다.

지난해 6월 기준 메타버스 서울을 이용한 민원 상담 건수는 하루 평균 2.39건이다. 120다산콜재단 하루 민원상담 전화 건수는 평균적으로 1만 건이 넘는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 겸 한국게임학회장은 “지자체는 단순히 현실 공간을 가상으로 바꿔놓기만 하면 메타버스가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실제 메타버스 서비스에 유입된 이용자들이 어떤 즐거움을 얻고, 행위를 할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플랫폼만 만드니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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