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파운드리 '전성기' 이어진다, 모바일 프로세서 AI 경쟁에 수혜

▲ 대만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주요 고객사들의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 급증으로 공급 부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TSMC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올해부터 주요 고객사 물량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진정한 ‘전성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와 AMD 등 서버용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 기업에 이어 모바일 프로세서 업체들의 성능 경쟁도 치열해지며 TSMC에 위탁생산 주문이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8일 “TSMC의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3나노 공정은 2026년까지 고객사들이 줄을 서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지난해 3나노 공정 반도체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3나노 2세대(N3E) 공정을 새로 도입했다.

초기 3나노 파운드리 생산라인은 공급 능력에 한계가 있어 대부분이 애플 아이폰 및 맥북용 프로세서 생산에 할당됐다. 3나노 2세대 공정 역시 애플이 최초 고객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TSMC가 생산 투자에 집중한 결과 엔비디아와 AMD, 인텔과 퀄컴, 미디어텍 등 대형 고객사가 모두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길 수 있게 되며 수주 물량도 크게 늘었다.

경제일보는 “엔비디아와 AMD, 애플이 모두 TSMC 3나노 파운드리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퀄컴과 미디어텍의 신형 모바일 프로세서도 곧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신 미세공정 기술 활용은 반도체 설계 기업들에 갈수록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와 AMD의 서버용 인공지능 반도체는 전 세계 대형 IT기업의 수요 급증에 힘입어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독점 위탁생산하는 TSMC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술 상용화도 본격화되며 애플과 퀄컴, 미디어텍의 고성능 프로세서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경제일보는 이러한 고객사들이 자연히 업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는 TSMC 3나노 파운드리에 몰리면서 공급 부족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TSMC는 올해 3나노 파운드리 생산 물량을 지난해의 3배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공급 부족은 당분간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3나노 미세공정 기술이 다수의 모바일 프로세서 고객사 수주 확보로 진정한 전성기를 맞으면서 하반기 TSMC 실적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TSMC 3나노 파운드리 '전성기' 이어진다, 모바일 프로세서 AI 경쟁에 수혜

▲ 애플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에 탑재된 자체 프로세서 'A16바이오닉' 참고용 이미지.

주요 모바일용 반도체 설계 기업은 TSMC 3나노 파운드리 활용이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강력한 확신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텍은 올해 말 선보일 ‘디멘시티9400’ 프로세서에 TSMC 3나노 공정을 적용해 이전작 대비 모든 영역에서 큰 폭의 성능 개선을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퀄컴 역시 연말에 선보일 스냅드래곤8 4세대 프로세서에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출시된 3세대 프로세서는 TSMC 4나노 공정을 활용했다.

애플 아이폰16 시리즈에 적용되는 A18 프로세서 역시 인공지능 기능 구동을 중점에 두고 설계된 프로세서인 만큼 성능이 이전 제품보다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TSMC가 이러한 주요 고사양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독점하면서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일보는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올해 TSMC의 성장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며 3나노 파운드리 수주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의 3분기 매출 증가율은 직전 분기보다 5~10%, 4분기 증가율은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셈이다.

내년에 TSMC의 첨단 파운드리 단가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 성장세는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

TSMC는 3나노 파운드리에 주요 반도체 고객사들의 주문이 몰리자 위탁생산 단가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두고 주요 고객사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맥쿼리증권은 부품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이미 대부분의 고객사들이 TSMC의 가격 인상에 동의했다고 분석했다.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이외에 대안이 사실상 없다 보니 단가 논의 과정에서 고객사가 협상력을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맥쿼리증권은 이런 상황을 반영해 TSMC 목표주가를 1280 대만달러로 제시했다.

8일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1040대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가를 쓰고 있다. 맥쿼리증권 보고서가 나온 뒤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