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와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국적사가 중앙아시아 노선 운항을 확대한다.

대형국적사가 과점체제를 형성했던 몽골 노선에 저비용항공사가 진입하며 항공권 가격이 낮아지고 여객수송실적이 늘어난 만큼 중앙아시아 노선도 비슷한 흐름으로 갈 지 관심이 모인다.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중앙아시아 각축전, ‘제2의 몽골 노선’ 되나

▲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항공기의 모습.


21일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들의 중앙아시아 노선 운항 상황과 취항 계획을 살펴보면 중앙아시아 노선 신규 취항과 함께 운항편이 늘어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2022년에 몽골 노선에 취항하고 2023년부터 국적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키르기스스탄 직항 노선을 운항하는 등 중앙아시아 노선을 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성수기를 맞아 7월18일부터 8월23일까지 인천-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노선을 주 1회에서 주 3회로 증편한다.

다른 중앙아시아 노선 신규 취항도 준비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천 출발 우즈베키스탄 노선 주 3회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며 “11월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취항 가능성도 있다. 티웨이항공은 5월24일 국토부로부터 지방-카자흐스탄 주 3회 운수권을 얻었다.

제주항공도 2022년부터 운항하고 있는 몽골 노선에 이어 우즈베키스탄 노선 주 3회 운항을 준비하며 중앙아시아 노선사업에 힘주고 있다.

제주항공은 중거리 노선 강화를 위해 2018년 보잉 737-8 40대 도입계약도 체결했다. 지금까지 B737-8 2대가 인도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보잉 737-8을 도입하며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노선까지 운항 역량이 확보됐다”며 “우즈베키스탄 노선 취항에는 노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취지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등 대형국적사는 기존 중앙아시아 노선의 운항 횟수를 늘리며 저비용항공사의 진출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운항 횟수가 많으면 항공편 선택의 자유도가 높아져 고객이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5월 인천-카자흐스탄 알마티 노선을 주 3회에서 5회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을 주 3회에서 4회로 증편했다.

대한항공은 우즈베키스탄항공과 공동운항 협약을 맺어 인천-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노선을 거의 주 7회 운영해오고 있다.

공동운항은 상대 항공사 좌석을 자사 항공편명으로 판매해 항공편 확대 효과를 거두는 항공사 사이의 제휴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중앙아시아 노선의 운항 횟수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몽골도 노선에서 경쟁이 심화되며 유사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운항 경쟁 격화로 여객운임이 하락하면 항공사 수익성에는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진입으로 대한항공 독점체제가 깨지며 몽골 노선 왕복 항공권 운임은 성수기 10%, 비성수기 40%가량 하락했다. 이후 저비용항공사의 몽골 노선 취항이 이어지며 운임이 한 번 더 하락했다.

몽골 노선 항공편 확대와 함께 여객수요는 증가한 것으로 평가됐다.

2023년 한국-몽골 노선은 운항편수 3835편, 승객 수 약 65만4천 명을 기록했는데 2022년보다 운항편수는 76.9%, 승객 수는 105.1% 각각 늘어났다. 2019년과 비교해도 운항편수는 54%, 승객 수는 39.4% 늘었다.

여객수요 분포도 상용(사업)수요 위주에서 여행수요 비중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몽골노선은 노선 공급이 늘어나고 경쟁이 발생하며 항공권 가격이 자연스럽게 하락했다”며 “여객수요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여행수요도 창출됐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중앙아시아 각축전, ‘제2의 몽골 노선’ 되나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열린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한·우즈베키스탄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 가운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우즈베키스탄이다. 몽골 다음으로 여객수송실적이 많은 노선이기 때문이다.

2019년 한국-우즈베키스탄 노선은 운항편수 1496편, 승객 수 약 30만8천 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여객수송이 회복되며 2023년 운항편수는 99.1%, 승객 수는 90.5%까지 복구됐다.

우즈베키스탄 노선도 과거 몽골노선과 마찬가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과점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상용수요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유사점이다.

최근 양국 정상이 만나 국가 간 교류·협력 확대를 약속한 만큼 상용수요는 확실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항공권 가격은 노선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가 간 협력 강화가 예정된 만큼 양국을 오가는 여객 수가 늘어나며 여행수요가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