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1호 인사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신세계건설로 향했다.
신세계건설 신임 대표로 내정된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은 그룹 내 재무전문가로 신세계건설 구원투수라는 특명을 받았다. 허 내정자는 삼성그룹을 거쳐 신세계그룹에 이르기까지 ‘범삼성가’ 오너일가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아온 만큼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신세계그룹은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신세계건설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허 내정자는 5월9일 열릴 신세계건설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
이번 인사는 정 회장이 3월8일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뒤 처음으로 시행한 ‘신상필벌’ 인사다. 정 회장은 승진 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내부 핵심성과지표(KPI)에 기초한 수시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정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쇄신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건설 인사를 발표하면서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와 김상윤 영업본부장, 정성진 영업담당을 ‘경질’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회장의 1호 인사 칼날이 신세계건설의 최고경영자로 향한 만큼 후임인 허 내정자를 향한 그룹의 기대가 큰 셈이다.
특히 허 내정자는 범삼성 오너일가로부터 꾸준한 신뢰를 받아온 인물로 꼽힌다.
허 내정자는 삼성물산, 호텔신라, 신세계그룹 등 범삼성 계열사에만 35년 넘게 일해 삼성 출신 엘리트라는 인식이 강하다.
허 내정자는 1962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부산 동아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범삼성가 계열 그룹에서 요직을 거쳤다.
허 내정자는 입사 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구조조정본부의 경영진단팀에 몸담은 경력이 있다. 삼성그룹의 크고 작은 일을 총괄하는 이 부서는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로 2017년까지 이어졌다.
이후 2006년 삼성물산 상사부문 경영관리담당, 2008년 경영지원실 재무담당, 2009년 삼성물산 미주총괄 재무담당을 역임하고 2010년 말 호텔신라 경영지원실장 상무로 이동했다.
허 내정자는 곧바로 2011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도 사내이사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허 내정자는 2014년에도 재선임돼 2016년 3월까지 5년 동안 이부진 사장과 함께 호텔신라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했다.
허 내정자는 호텔신라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그사이 호텔사업부장, 경영지원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 보직을 지냈다.
2018년 7월 신세계그룹에 합류한 뒤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장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 중용됐다. 허 내정자는 전략실 기획총괄 부사장보, 지원총괄 부사장, 관리총괄,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 사이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신세계 사내이사를 지냈고 올해 3월 졍기 주주총회에서도 다시 사내이사에 올랐다.
허 내정자는 지난해 11월에는 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로 발탁돼 정 회장의 신뢰도 확인했다.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 지원본부장으로 발령난 지 2개월 만에 그룹 중추로 복귀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기존 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한 경영전략실로 개편했는데 경영총괄로 허 내정자를 선임한 것이다. 정 회장은 경영전략실 출범 뒤 곧바로 회의를 주재하며 그룹 전체의 강도 높은 쇄신을 위한 조직의 역할을 강조했다.
범삼성가 오너일가로부터 탄탄한 신뢰를 받아온 허 내정자는 재무전문가로서 신세계그룹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신세계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개선할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신세계그룹은 2022년 10월 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30여 년 동안 공사현장과 영업 일선에서 일한 현장 전문가 정두영 대표를 신세계건설에 투입했다. 하지만 신세계건설 부진 탈출에 실패하면서 전략과 재무에 밝은 허 내정자를 통해 반등을 도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건설은 공사원가 상승, 미분양 사업장 관련 손실 탓에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1878억 원을 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15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대구를 중심으로 한 미분양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 신세계건설의 대구 지역 주택사업장 분양률은 준공 뒤 미분양 사업장인 수성4가 빌리브 헤리티지가 23%,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칠성동 빌리브 루센트와 본동 빌리브 라디체가 각각 24%, 31%에 그치고 있다. 이 세 곳의 공사미수금만 합쳐도 1300억 원이 넘는다.
이에 신세계건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470%에서 지난해 말 952%까지 급증했다.
또 포항역 부지에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구포항역 개발사업의 본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전환 및 착공이 지연되면서 PF 우발채무 우려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PF 보증금액은 구포항역 개발사업의 2천억 원을 포함해 모두 2800억 원 규모다.
신세계건설의 실적 및 재무지표 악화는 곧바로 모회사 이마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469억 원을 내며 2011년 인적분할 뒤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신세계건설과 함께 이마트의 신용등급까지 모두 낮춰잡았다. 신세계건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이마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낮아졌다.
신세계그룹은 “허 내정자는 잠재적 리스크에 관한 선제적 대응과 지속적 추가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재무통을 신임 건설 대표로 내정한 것은 그룹 차원에서 건설의 재무 이슈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
신세계건설 신임 대표로 내정된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은 그룹 내 재무전문가로 신세계건설 구원투수라는 특명을 받았다. 허 내정자는 삼성그룹을 거쳐 신세계그룹에 이르기까지 ‘범삼성가’ 오너일가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아온 만큼 믿음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내정자(사진)가 신세계건설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재무 전문가인 허 내정자는 범삼성가 오너일가로부터 꾸준한 신뢰를 받는 것으로 평가된다.
2일 신세계그룹은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신세계건설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허 내정자는 5월9일 열릴 신세계건설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다.
이번 인사는 정 회장이 3월8일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뒤 처음으로 시행한 ‘신상필벌’ 인사다. 정 회장은 승진 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내부 핵심성과지표(KPI)에 기초한 수시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정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쇄신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건설 인사를 발표하면서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와 김상윤 영업본부장, 정성진 영업담당을 ‘경질’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회장의 1호 인사 칼날이 신세계건설의 최고경영자로 향한 만큼 후임인 허 내정자를 향한 그룹의 기대가 큰 셈이다.
특히 허 내정자는 범삼성 오너일가로부터 꾸준한 신뢰를 받아온 인물로 꼽힌다.
허 내정자는 삼성물산, 호텔신라, 신세계그룹 등 범삼성 계열사에만 35년 넘게 일해 삼성 출신 엘리트라는 인식이 강하다.
허 내정자는 1962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부산 동아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범삼성가 계열 그룹에서 요직을 거쳤다.
허 내정자는 입사 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구조조정본부의 경영진단팀에 몸담은 경력이 있다. 삼성그룹의 크고 작은 일을 총괄하는 이 부서는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로 2017년까지 이어졌다.
이후 2006년 삼성물산 상사부문 경영관리담당, 2008년 경영지원실 재무담당, 2009년 삼성물산 미주총괄 재무담당을 역임하고 2010년 말 호텔신라 경영지원실장 상무로 이동했다.
허 내정자는 곧바로 2011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도 사내이사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허 내정자는 2014년에도 재선임돼 2016년 3월까지 5년 동안 이부진 사장과 함께 호텔신라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했다.
허 내정자는 호텔신라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그사이 호텔사업부장, 경영지원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 보직을 지냈다.
2018년 7월 신세계그룹에 합류한 뒤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장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 중용됐다. 허 내정자는 전략실 기획총괄 부사장보, 지원총괄 부사장, 관리총괄,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 사이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신세계 사내이사를 지냈고 올해 3월 졍기 주주총회에서도 다시 사내이사에 올랐다.
허 내정자는 지난해 11월에는 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로 발탁돼 정 회장의 신뢰도 확인했다.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 지원본부장으로 발령난 지 2개월 만에 그룹 중추로 복귀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은 3월8일 승진한 뒤 이날 첫 인사로 신세계건설 대표를 교체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기존 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한 경영전략실로 개편했는데 경영총괄로 허 내정자를 선임한 것이다. 정 회장은 경영전략실 출범 뒤 곧바로 회의를 주재하며 그룹 전체의 강도 높은 쇄신을 위한 조직의 역할을 강조했다.
범삼성가 오너일가로부터 탄탄한 신뢰를 받아온 허 내정자는 재무전문가로서 신세계그룹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신세계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개선할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신세계그룹은 2022년 10월 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30여 년 동안 공사현장과 영업 일선에서 일한 현장 전문가 정두영 대표를 신세계건설에 투입했다. 하지만 신세계건설 부진 탈출에 실패하면서 전략과 재무에 밝은 허 내정자를 통해 반등을 도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건설은 공사원가 상승, 미분양 사업장 관련 손실 탓에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1878억 원을 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15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대구를 중심으로 한 미분양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 신세계건설의 대구 지역 주택사업장 분양률은 준공 뒤 미분양 사업장인 수성4가 빌리브 헤리티지가 23%,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칠성동 빌리브 루센트와 본동 빌리브 라디체가 각각 24%, 31%에 그치고 있다. 이 세 곳의 공사미수금만 합쳐도 1300억 원이 넘는다.
이에 신세계건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470%에서 지난해 말 952%까지 급증했다.
또 포항역 부지에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구포항역 개발사업의 본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전환 및 착공이 지연되면서 PF 우발채무 우려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PF 보증금액은 구포항역 개발사업의 2천억 원을 포함해 모두 2800억 원 규모다.
신세계건설의 실적 및 재무지표 악화는 곧바로 모회사 이마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손실 469억 원을 내며 2011년 인적분할 뒤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신세계건설과 함께 이마트의 신용등급까지 모두 낮춰잡았다. 신세계건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이마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낮아졌다.
신세계그룹은 “허 내정자는 잠재적 리스크에 관한 선제적 대응과 지속적 추가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재무통을 신임 건설 대표로 내정한 것은 그룹 차원에서 건설의 재무 이슈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