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건설의 자회사 현대스틸산업이 해상풍력사업을 본격화해 실적 성장을 이어간다.

현대스틸산업은 올해 매출과 신규수주 각각 3500억 원을 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현대건설이 에너지전환 사업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해상풍력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스틸산업 실적 호조, 올해 해상풍력 시너지 본격화

▲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스틸산업이 2024년 실적 성장을 이뤄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초대형 해상풍력 전용설치선 현대프론티어호. <현대건설>


21일 현대건설 사업보고서를 보면 현대스틸산업이 2023년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신공장, 영종 청라 연륙교 등 철구사업에 관한 매출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스틸산업은 2023년 매출 3188억 원, 순이익 90억 원가량을 거뒀다. 2022년보다 매출은 56.6% 늘고 순손익은 13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영업이익은 나와있지 않지만 4월 감사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스틸산업은 지난해에는 18억 원 영업손실을 입었다.

현대스틸산업은 현대건설의 100% 자회사로 1979년 현대건설 철구산업본부로 설립됐다. 2002년 4월 분사해 국내 철구조물 및 산업설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스틸산업은 전남 광양에 해상풍력발전 하부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율촌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33만㎡ 규모의 율촌공장을 통한 해상풍력 자켓(하부기초) 생산과 해상 풍력발전 전용설치선 운용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스틸산업은 올해 신안우이 해상풍력, 완도금일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과 신규수주를 각각 3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정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을 9.8%, 수주를 21.4% 늘리겠다는 것이다.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은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 남동측 해역에 400MW급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가 2조5천억 원을 넘는다. 건설기간은 3년, 운영기간은 20년이며 2027년 3월 상업운전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분은 한화가 37%, 남동발전이 37%, SK디앤디가 26%를 보유하고 있다. 2024년 3월 주요 인허가(공유수면허가 개발행위허가)를 마치고 2024년 9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을 한 뒤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남동발전이 추진하고 있는 완도금일 해상풍력사업은 600MW 규모로 현재 막바지 주요 인허가가 진행되고 있어 곧 착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1단계 200MW, 2단계 400MW로 진행된다. 1단계 사업은 2025년 11월 준공이 목표다.

현대스틸산업은 국내 유일의 초대형 해상풍력 설치선 ‘현대프론티어호’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현대건설과 함께 해상풍력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 실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현대프론티어호는 길이 85m, 폭 41m, 높이 6.5m의 1만4천 톤급 선박으로 바다 위에서 해상풍력 터빈을 인양, 운반, 설치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이밖에 잭업바지선(5500톤 급), 유지보수선, 비지선 등 해상풍력 전용선단을 보유하고 있어 현대건설이 수행하거나 앞으로 수주할 해상풍력사업 현장에서 현대스틸산업이 하부구조물 제작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스틸산업은 국내외 안팎에서 해상풍력사업을 수주하며 실력을 증명했다. 2022년 상반기 대만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설치할 구조물 27기, 1175억 원 규모를 수주했다. 

국내에서는 현대건설과 한국 최초의 해상풍력 실증현장인 서남해 해상풍력발전 실증단지(60MW)와 제주 탐라 해상풍력발전단지(30MW) 등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현재 제주 한림 해상풍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새로운 해상풍력 개발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EPC(설계·조달·시공)을 넘어 사업운영권까지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스틸산업의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대건설은 제주한림해상풍력(SPC)의 지분 10%를 쥐고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로 5.56㎿ 규모의 발전기 18기가 100㎿의 전력을 생산한다. 

현대스틸산업은 지난해 6월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에 현대프론티어를 터빈 설치공사에 투입하기 위해 경남 통영에서 출항식도 열었다. 

현대건설과 현대스틸산업은 현재 하부구조물 제작·설치, 상부터빈 및 해저케이블 설치 등 핵심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6300억 원 규모로 2022년 1월 착공해 2024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된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스틸산업 실적 호조, 올해 해상풍력 시너지 본격화

▲ 사진은 현대건설과 현대스틸산업이 참여한 한국 최초의 해상풍력 실증현장인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욕지 좌사리 해상풍력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 2조5천억 원 규모로 15MW급 22기 발전기가 330MW의 전력을 생산한다. 2026년 1분기 인허가를 받고 같은 해 3분기 착공해 2029년 2분기 전력생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현대건설이 추진하는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모두 4건으로 1.7GW, 8조5천억 원 규모로 파악된다. EPC(설계·조달·시공) 입찰도 3건(1.5GW, 2조 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스틸산업은 대만에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차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19일 열린 국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속가능성 정상화의에서 2023년 합의된 재생에너지 서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서약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설치용량을 2022년 대비 3배 이상 확보하기로 약속한 협약을 말한다. 대만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127억 킬로와트시(kWh)에서 267억 킬로와트시까지 확대했다. 7년 동안 11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대만은 2025년까지 5.6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개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청휴 현대스틸산업 대표이사는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해상풍력이라는 희망의 바람을 통해 인류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건설하려 한다”며 “독보적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한 해상풍력 글로벌 탑티어로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