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이 수입차부문을 인적분할해 떼어낸 첫 해부터 주택건설시장 불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김 사장은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비주택사업 확대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이 비주택에서 실적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13일 코오롱글로벌 IR보고서를 살펴보면 2023년 3분기 기준 회사 전체 연결기준 매출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9.4%다. 올해 1월1일부로 건설과 함께 주력 수익원이던 수입차부문을 분할하면서 건설사업 의존도가 훨씬 높아졌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부문에서도 주택·건축사업 매출 비중이 70% 수준에 이른다. 이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값 상승과 건설부동산시장 경기침체 타격이 올해 실적에 직격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외적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건설사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입차유통사업은 현금흐름이 안정적인데 이를 분할하면서 실적 방어에 취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오롱글로벌은 2023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분기마다 영업이익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올해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 2022년 같은 기간보다 72.3% 줄었고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전년 동기대비 82.4%, 76.6% 급감했다.
건설부문 수익성 악화 영향으로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전체 영업이익도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8.7% 줄었다. 코오롱글로벌은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원자재값 상승 등 영향으로 주택사업 원가율이 지난해 3분기 82.8%에서 올해 3분기 92.4%로 크게 높아져있다.
주택·건축부문의 매출과 신규수주도 시장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3분기 주택·건축부문 매출이 4.7% 줄면서 전체 건설부문 매출도 2022년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주택부문 신규수주는 8659억 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1조8225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주택 수주 부진으로 3분기 누적 건축사업 전체 신규 수주도 지난해보다 42.4% 줄어든 1조1692억 원에 그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환경·플랜트·해외부문과 토목부문 등 인프라사업부문 신규 수주까지 더해 올해 2조289억 원 규모 일감을 확보했다. 아직 4분기가 남아있지만 2023년 연간 신규 수주 목표 4조 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2024년에도 국내 주택건설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
증권가 분석 등을 살펴보면 국내 건설부동산시장은 2024년에도 경기침체에 따른 주택 수주 및 분양 감소, 원자재가격 상승 등 원가부담 이슈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2024년 건설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건축 허가면적, 주택 인허가 등 건설 선행지표 흐름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국내 건설수주는 의미 있는 회복은 어려울 것이다”며 “주택공급시장도 위축돼 건설사들의 매출액 추이는 비주택 수주성과에 달린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건설업계는 주요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높아진 원가율이 2024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원가율은 점차 낮아지겠지만 줄어든 분양으로 주택매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김 사장은 올해 영업이익 급감 등 실적악화 속에서도 친환경과 플랜트, 해외사업 등 비주택부문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회사는 2023년 비주택부문 신규 수주실적이 1조1630억 원으로 집계된다. 2022년 연간 비주택부문 수주실적(1조1천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코오롱글로벌은 2023년 3분기 누적으로 환경·플랜트·해외사업부문 신규 수주만 6314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974억 원)보다 219.9%가 증가한 수치다.
코오롱글로벌은 당장 올해부터 비주택부문 수주실적이 주택부문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뒤 9년 만이다.